도라지 꽃이 활짝 반겨준다.
오전 10시가 조금 지난 시간
햇볕이 따갑다.
칠선계곡을 10여년 만에 다시 오른다.
짧은 산행 경력 속에서
일생에 잊혀지지 않는 가장 힘들었던
코스 NO. 1
태풍이 지나간 후 바로
빗속을 뚫고
18킬로 비박배낭을 지고서
미끈 미끈 이끼 가득한 계곡길을
한없이 미끌리며 걸었다
비브람창을 얼마나 욕하면서
걸었는지...
대륙폭을 지나 마폭즈음에
비박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멈추면
시커멓게 달겨드는
모기떼가 너무 두려웠다.
새벽에 시작한 산행은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릴때
천왕봉에 도착했다.
장터목 까지의 길은
얼마나 길었는지
꿈이냐 생시냐
...
젖은 몸으로
잠을 청했지만
너무 피곤해서인지
한숨도 자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잊혀지지 않는 고된길
칠선계곡길
그 길을
조금 밟아 본다.
두지동 동네 집이 한 없이 부럽다.
이런집에는 어떤분이 살고 계실까?
산적같은 외모의 남편과 같이 이런 곳에 살고 싶다.
바람불면 날아갈것 같은
산적 안 같은 그가
새로 만들어진 튼실한 칠선교을 걷는다.
칠선교를 건너자 마자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여름엔 비를 맞는것이
우비를 입고
산행을 하는 것보다
더 깔끔하다.
흔들 흔들 비선교
빗물에 미끌미끌 거린다.
촘촘한 철망사이로
휘몰아치는 계곡이 보인다.
모처럼 도시락을 싸왔다.
한여름에도
비오고 계곡옆이라 서늘하다.
보온통의 김치찌게가 인기다.
빗물인지 콧물인지 ㅎㅎ
맛있다.
아름다운 비선담 옥빛에 빨려든다.
거대한 물길앞에
사람은 개미만 하다.
그냥 노랗고 빨간,
핑크빛 꽃처럼 보인다.
이끼를 보자
윤태호의 이끼가 생각이 난다.
" 이끼처럼 조용히 살아 팍 숨 죽이고~~"
만화명작이였다.
소풍같은 칠선계곡 맛보기 산행이였다.
룰라 룰라~~
부드러운 흙길
정겨운 돌둑이 돌아 돌아
길을 만든다.
연약해서 금방이라도
물에 떠내려 갈것 같다.
으히그...
이 정도 튼실해야지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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