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종각을 이고 있는 웃산 불광사의 일주문이 특이하다.
웃산을 처음에는 유산으로 읽고서
불광사의 유산이 뭘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웃산이였다. 웃산은 위에 있는 산 봉우리일까? 족두리봉일지도 모른다.
옆눈으로 살포시 대웅전을 바라보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 초입부터 미끌미끌 마사토 소리가 들린다.
산 대분분이 단단한 화강암 암질로 되어있지만
산성비와 사람의 쉼없는 발걸음이
등산로 주변의 바위를 점점 모래알로 만들어 가고 있다.
오랜만에 올라오는 북한산 암릉이다.
손끝에 알싸한 맛이 느껴진다.
새 둥지처럼 보이는 시내 전경이다.
기운이 다른 시멘트 세계와 바위의 세계다.
백색으로 빛나는 암릉과 소나무
살랑거리는 바람을 즐기는
여유로움이 행복을 준다.
등산코스를 다 셀수 있을까?
샛길은 샛길은 낳고
샛길은 지름길을 낳으니
나름 한가지의 지름길를 갖고 있을
등산객들의 꼼수가 한바탕 펼쳐질수 있는곳이 북한산이다.
언젠가 친구에게 북한산 가자고 했더니
" 나 북한산 가봤어, 가보지 않는 산 가보자 "
세상은 아는것이 없는 만큼
장담도 잘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굵고 큼직한 선 옆으로
세세하게 그려져 있을
작은 발자욱 길들이
눈에 보일듯 말듯 하다.
언제 저곳을 갈수 있을까?
저 만큼 빨리간 그가 그립다.
땀방울이 송송
주루룩 주루룩 흘러내릴때는
산을 오르는 기쁨도 깜빡 거릴때가 있다.
한걸음 한걸음 옮겨
뒤돌아 보면 어느덧
그가 있던 자리에
내가웃고 있다.
황홀한 노란 빛깔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무수한 발걸음이 찍힌
시간이 흐르는 조각품이다.
맨 앞줄의 응봉능선
그 다음 가운대 줄의 의상능선
그 뒤에 세 봉우리가 있다.
삼각산의 세 봉우리 잊지 않고 외는 방법을 알려주신다.
" 백만인(백운대, 만경대, 인수봉)! 참 쉽죠잉 "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의 세 개의 봉우리가 삼각형의 뿔 모양으로 생겼다 해서
고려시대 부터 삼각산 혹은 삼봉으로 불리었다.
북한산으로 명칭이 일제시대때 바뀌어서
다시 원래 이름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어릴적 다녔던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이름을 바꿀때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이상했는데
지금 아이들은 " 국민학교" 이말을 들으면
낯설어 한다.
어느 한순간
정당성이 있는 바뀜이 있다면
삼각산으로 부를날도 있겠지.
손수건 한장으로
아라비아의 로렌스 필이 난다.
비 구름이 몰려오는데
하늘은 무거워지고 있다.
도시 한복판에서는 산을 우러러 보고
산 봉우리에서는
저 아래 건물을 내려다 본다.
산에서 도심을 바라보고 나면
가끔씩
산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는 악몽을 꾼다.
멀리 비봉의 진흥왕 순수비 복사본이 보인다.
바로 그 옆에 보이는 바위의 모습이
익룡의 얼굴처럼 보이고
그 위에 새끼 익룡도 보인다.
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팔색조 처럼 변하곤 한다.
상명여대쪽 등산로로 하산하다가
녹번역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여전히 물개바위가
매끈한 자태로 앉아있다.
오르막길에서는 잘 보이지만
내리막 길에서는
지나치기 쉬운 물개바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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