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계방산

소연(素淵) 2014. 1. 27. 15:58

 

 

운두령(1,089m)  산행 들머리가 높다 보니

계방산(1,577m) 정상은 언제나 오르기 쉬운 산이라 여겨진다.

겨울철에 쉽게 찾는 아름다운산이라 오늘도

부담없는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남한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날씨가 영상이 아닐까? 여길 정도로 포근한 날이다.

 

 

운두령 이름처럼 구름이 넘나드는 곳인데

이곳에 거의 10:50분이 다되어 도착하니

아름다운 운해는 거의 사라지고 있었다.

사라진 운해 대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겨울비 우산속이 아니라

겨울비 눈산으로 한걸음 걸어나간다.

들머리부터 거의 정상 부근까지

촘촘히 사람들로 가득하다.

아!  계방산도 이젠 추억속의 겨울산으로 남아야 하나 보다.

자연속에서 주말을 보낸다 라는 맘으로 왔더니

명동거리보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거리는 기분이란 조금 멜랑콜리 하다.

 

 

부슬 부슬 내리는 겨울비에 눈길은

먹기 좋은 팥빙수처럼 물반 얼음반으로

미끌거린다.

비가 멈추고 눈이 오면 아름다운 설화가 피는 장면을 볼수 있을텐데...

검푸른 나무에 새하얀 눈이 내리면서

굳어져 가는 모습을 오늘은 볼수 있을것 같다.

설마 하루종일 비는 아니겠지?

고도가 올라갈수록 비와 싸리눈이 섞여서 내려온다.

 

 

비는 눈으로 변하고

검은색 고목은 어느새 하얗게 변하고 있다.

드디어 산이 변하기 시작한다.

 

 

설화가 개화하기 시작한다.

 

 

설화를 담고 있는 인화

 

 

바람결 따라

설화의 모습이 변한다.

 

 

 

 

사실 산행내내

아이젠과 눈이 서로 쫀득거리는 느낌이

마치 산낙지가

입안에서 쩍쩍 붙은 느낌과 흡사해서

여러번 혼자 입맛을 다시곤 했었다. ㅎ ㅎ

 

 

 

 

 

유행처럼 번지는

정상의 돌탑을 보니

이제는 헷갈린다.

돌탑을 보면

더 헷갈린다.

 

 

 

 

 

 

 

 

 

신령스러운 기분이 드는 주목들

 

 

주목 군락지에 도착하니

눈속에 당당한 모습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이 주목을 보고나니
계방산의 사계가 보고 싶다.
언제나 겨울에만 오곤했는데
봄, 여름, 가을의
주목을 다시 만나고 싶다.

 

 

 

 

 

눈은 신비로운 존재다

눈은

모든것의 경계를 없앤다.

어떤 뾰족함도 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감싼다.

눈은

모든 색을 없앤다

어떤 알록달록 함도 다 새하얀 색으로

하나로 만든다.

 

경계를 없에는 눈

눈은

신비롭다.

 

모든 경계와 선, 그리고 색을 다

물이 되어 온전히 돌려준다.

 

 

 

하루종일 내리던 눈이

하산지점에 이르자

다시 빗방울로 바뀌고

눈꽃으로 감춰둔

푸르름이 이곳에서는

다시 살아난다.

 

 

 

 

 

 

무얼 보여주려고

아직까지 가을 단풍은

빨갛게 매달려 있나?

 

겨울왕비가 다스리는 겨울왕국에 살다온 기분이다.

계방산은 하루종일 요술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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