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에 다녀온 이후로는
일주문을 들어설때는 마음이 경건해진다.
조계산 대승선종 송광사 편액이 걸린
일주문으로 들어선다
삼보 사찰중 하나인 송광사는
승맥을 잇고 있는 승보 사찰이다.
우화각 연못위에는
부처님 오신날을 기리는
오색연등이 꽃을 피우고 있다.
사천왕문을 지날때는
무지 무지 무섭고 우락부락한 도깨비 비슷한
사천왕사을 상상하고 하는데
송광사의 사천왕상은 커다란 덩치에
둥근 곡선이 많이 들어나 있어서
험상궂은 표정보다는
익살스러운 느낌이 먼저 묻어나온다.
이 사천왕상은 남쪽방위를 관장하는
회장천왕인데 여름을 관장하고
열심히 일하라는 견책의 의미로
채찍이나 칼을 들고 있다.
석가탄신일 전후로 가면 대웅보전 뜰에
얼길설기 연등을 매달아 놓아
전체적으로 절 분위기가 조금은 산만 스럽다
연두 빛이 피어나고 있다.
산길을 걸어갈때면
온전한 주인공이 될때가 있다.
이 꽃도, 저 나무도
계곡의 흐르는 물 마져도
호흡을 맞추고 가는 기분이 들어서 이다.
자 떠나자~~
주인이 되는 하루가 되어보자.
다.
일주문을 통과후
두개의 전각이 바로 보인다.
그 언젠가 ~~ 분명히 송광사 스님께 들었던 기억은 있는데
가물가물이다.
낮은 담장에 미니어쳐 같은 자그마한 건축물이다.
이 두 전각의 용도는
법계(스님)의길로 들고자 하는 사람이
사천왕문을 들어서기 전에
더럽혀진 영혼을 세월각은 여성이,
척주당은 남성이 혼을 씻는 곳이라 한다.
음.... 여자는 月 이니 달을 뜻하고
남자는 珠이니 구슬을 말하는가?
송광사를 나와 천자암 까지 아름다운 걸음을 시작한다.
산벚꽃 나무가 멀리서
방긋 웃는다.
대나무 숲길이
봄바랑에 사각사각
살랑거린다.
부드럽고 순탄한 흙길이
천자암까지 계속 이어진다.
4월에서 5월사이에 점점 초록연두가 많아진다.
해마다 이맘때 연두를 만나면
초원의 양처럼
달리고 싶고 뛰고 싶어진다.
어디를 둘러봐도
싱그러운 풀빛이 올라온다.
송광산 스님들의 텃밭이다.
이른 새벽부터 채소를 캐서
열두시가 넘은 지금은
감사의 예를 올리고 있는듯 하다
13년전, 그리고 6년전 송광사 템플스테이에 참가를 했었다.
13년전은 신문에 난 송광사의 겨울 풍경에 반하여
직장동료들과 무조건 송사모 대학생들에게 부탁해서
참여했었는데
그때 만났던 여러 스님들이 기억이 난다.
유난히 맑아 보였던 학승들,
세월은 흘러가도
그 자리에 다시 들어온 스님들이 평안해 보인다.
촛불같이
하늘을 향해
잎들이 모두 올라간다.
잎을 바라보면
기도하는 심정이 된다. ㅎㅎ
무언가에게 기원을 빌고 싶은게 생기다니...
무슨 잎일까? 잠시 바라보니
아~~~ 생강나무 잎이구나
항상 잎따로 꽃따로 보았는데
이젠 한눈에 들어온다.
달마야 놀자? 처럼 스님들의 축구장에
민들레가 한창이다.
한번 떼구르 구르면
노란 꽃이 온몸에 달라 붙을것 같다.
굴참나무 옆에 서어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건 연리지가 아니라
스토커 같은 형상이다.
열렬한 사랑이라고 말할사람도 있겠지만...
굴참나무 옆에 딱 붙어서
상처를 내고 파고 들고
옹이 공격으로
스스로도 몸이 구불구불 기괴해진다.
무던한 굴참나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련하다.
이동의 자유가 없는 나무의 슬픔이다.
송광사의 곱향나무 쌍향수는 나이가 800살로 추정된다.
향나무와 곱향나무의 차이는 무엇일까?
천년고찰중에 국사지눌의 전설이 없는 곳이 없는데
역시나 이 쌍향수의 전설도 지눌의 지팡이에서 시작된다.
쌍향수를 바라만 보아도
갖가지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랑하는 남여, 제자, 모자지간 등등 ㅎㅎ
천연기념물 제 88호 인데
잊혀지지 않는다,
두 그루의 모습이 88자와 몹시 흡사하다.
바위 갈라진 틈에서
자라나는 생명력이다.
얼레지는 꽃말이 바람난 여인이라 한다.
이름이 이국적인데 반해 순수한 우리 들꽃이고
씨앗이 개미유충 냄새가 나서 개미들이
개미굴에 개미알인줄 알고 가져가서 7년만에 발화한다고 한다.
남쪽에서는 지천으로 초봄에 보는 꽃이라
귀한줄 몰랐는데
안다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 들게 한다.
얼레지와 눈 높이를 맞춘다.
유난히 빛이 고운 진달래를 보고
꽃앞에 줄을 서본다.
오랜만에 들려본 보리밥집이라
전에갔던 원조 보리밥집인줄 알았는데
주인은 그대로인데 장소는 굴목이재 아랫쪽에 더 위치한 새로운 곳이다.
w.c가 반갑다.
영어 모르던 어린시절에도
화장실 표시란걸 알았는데
오랜만에 다시 본다.
드디어 큰굴목이재에 도착하여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운다.
주된 화제는 원조 보리밥집 주인이
집권리를 타인에게 양도하고
새로 아래에다 더 크게 확장하고 있는데
이게 합법적이냐?
개인소유 땅이냐?
조계산은 도립공원인데?
긍정적인 토론처럼 대화가 이어진다
이제는 내리막길만 남은것인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푸른 하늘을 쳐다본다.
커다란 고목이 넘어지고
등로를 막아서있어
나무를 잘라내어 정리를 했다
에고 그런데 정리를 할려면
좀더 치워주시지
앞 나무에 걸쳐 놓아서
나무를 짓누른다.
여유있는 산행길이라
어느 한부분도 놓치지 않는다.
무엇을 보고 계실까?
꼬마 악동들이 계곡물에서
다슬기를 잡아서
컵에 들고오다가 이곳에 넣어두었다.
오래두었으면 죽었을텐데
또 우리가 발견하여
다시 계곡물에 방생하였다
.
선암사 내려가기전
편백나무 숲에 도착하였다.
나무 밑둥 사이는 널찍 널찍하지만
고개을 들어 보면
빼곡히 나뭇잎으로 하늘을 가린다.
서로 서로 햇살 경쟁을 하느라
키가 훌쩍훌쩍 자란다.
두다리를 들고서
앞으로 높이 흔들흔들거리면
엉덩이가 이뻐진다 하는데
맞는 말일까?
원두막에 누워 한숨 자야 하는데
발걸음이 안떨어진다.
아~~ 다시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하늘을 바라보고
좀 늦게 가도 돼요?
하고 물어도 본다
독특한 형태의 작은 연못은
삼인당이란 이름을 가졌는데
삼인이란 집착, 욕심, 탐욕등 내것이라 여긴것을 모두버리고
마음을 비워야만 극락세계에 갈수 있다고 한다
송광사에서 선암사로 연계산행을 하니
두 절을 비교하는 마음도 생긴다.
특히 부도의 모습을 비교하게 된다.
송광사 스님이 언젠가 들려주셨다.
" 송광사 중 열명이 선암사 중 한명한테 못당하고
선암사 중 열명이 화개사 중 한명한테 꼼짝 못한다.
절의 산새가 송광사가 제일 부드럽고... "
송광사 스님과 선암사 스님을 이어지는
굴목이재를 돌아 돌아
천자암까지 다녀오는 긴 걸음이였다.
느리고도 긴 걸음으로
꽃하고도, 나무하고도
하늘 하고도
함께 한 순박하고 조용한 길을 걸었다.
가는 걸음
오는 걸음
서로 서로 마주치며
하루를 마친다.
식당앞의 귀여운 강아지
애써 시선을 피한다.
녀석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겠지?
ㅎㅎ
수십가지 반찬에 앉아서는 한상을 다
담을수가 없을 정도다
너무 맛있고 달콤하고 쌉싸름한 백반한정식 이였다.
남도만의 매력을 맛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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