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북배산-가을유영

소연(素淵) 2013. 11. 11. 09:43

 

 

키가 큰 나무 낙엽송, 잔 가지 한올 한올까지 다 보여주는 나목들,

언제나 푸르른 잣나무

발 밑에서는 결초보은을 아직까지 잊지 못하는 풀잎들이 드러누어 있다.

자꾸 발목을 거는 까닭은? 전생일까, 이생일까?

 

 

깊은 가을 속으로 성큼 들어왔다.

다람쥐 불러내어 함께 데굴데굴 도토리 굴러보고 싶은

정겨운 가을 숲에 왔다.

 

 

신세계다.

신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찾고자 한다면

안방도 신세계로 천국이 된다.

 

타프에 톡톡, 후다닥, 쿡 콕, 떨어지는 빗방울이

별빛을 숨기고 오직  청음을 들려준다.

오감은 다 사라지고 오직 귀만 열린다.

 

 

 

휭 휭 부는 바람 소리에 파다닥 잠이 깬다.

 

 

깊은 산속 옹달 계곡에 내려가

도토리 쟁반가지고 물 한모금 마시고

얼굴을 쓱싹쓱싹 문지르니

정신이 번쩍인다.

 

 

노란풍선이 되어 날아갈것 같다.

파다닥 파다닥 펄럭 펄럭

바람소리 즐겨

바람 길목에 자릴 잡았나?

비 그친 후

바람소리 정겹다.

 

 

산책하고 난 후

다시 침낭 속으로 꾸물꾸물 들어가  누었다.

달콤 쌉싸름한 바람이 코끝을 쨍하고 치고 간다.

" 흥 "  하고  바람을 맞이 한다.

 

 

딱딱해진 목을 틀어 뒤로 뒤로 젖힌 후

나무 기둥에 매달린체 하늘을 본다.

빙 그르 빙그르 하늘이 돌고

그 도는 틈 사이로 황금  낙엽송이 빛난다.

 

 

 

다 들  하나둘 산책을 나가고

김광석 노래를 틀며 차를 마신다.

긴압이 무지 강한 97년 기념병 전다패이다.

몇번을 우려내도 감로수이다.

 

 

 

" 해질 무렵이 되기 전에 하산 "

 " 하산, 하산, 하산 ~~~"

공부하란 소리 보다 듣기 싫은 하산,

 레미제라블 버전으로 속으로 읖조린다. ㅎㅎ

 

 

침엽수 임에도

남김없이 낙엽으로 바늘잎을 떼어 버리는 낙엽송

햇볕을 좋아해서 키가 쑥쑥 크는 양지식물

키가 커도 너무 커서

옆에서 바라봐야

편안하다.

 

 

가느다란 줄기에

이파리 하나가 위태롭게 떨고 있다.

부르르르르~~~ 바라보는 나까지 부르르르~~~

 

 

서서 죽은 고목,

생각해보니 나무들은 서서 죽은 나무 많다.

여름 폭우에 함께 떠내려간 참나무 떼를 보면

다 누워있었는데, 또 생각해 보니 서서 죽은것도 생각보다 흔하지 않네

 

이 버섯이 참부채버섯이라는데 식용버섯이란다.

버섯, 식용버섯이 버젓하게 모습을 드려내는 것은 처음본다.

 

 

뒤 돌아 산을 한번 더 바라보고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온다.

 

" 저 너머에 보물이 있다, 황금 보다 더 더 귀한 보물이 있다 "

'다산책방 > 山山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악산(전북완주, 김제)  (0) 2013.11.25
호명산  (0) 2013.11.19
도명산(643m)  (0) 2013.10.16
오대산 노인봉 소금강  (0) 2013.10.07
운악산   (0) 2013.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