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해 연속 1월 산행은 태백산에서 시작했다.
작년은 무박산행으로 태백산 일출을 기대했었는데
흐린날씨에 여명만 바라보았다. 알싸한 추위에 코끝이 찡햇던 순간이 떠오른다.
유일사 주차장에 인파를 보고
내가 또 왜 여기있지? 잠깐 후회가 앞섰다.
태백산은 항상 무박으로 새벽에 시작해서
별빛의 안내를 받으며 산행을 해왔는데 오늘은 맑은 햇살아래서 산을 오른다.
빛이여 나를 인도하소서? ㅎㅎ
출발!
하고 누군가 땅 하고 신호를 보내는것 처럼 다들 서둘러 걸어간다.
주차장에서는 바람이 쌩하고 불어 추위가 걱정이 되었는데
정작 오르막을 부드럽게 오르는 길은
어느새 땀을 조금씩 베어나오게 한다.
2주 연속 태백산에 오신 원장님
미리 답사를 하신 셈이고
저번 주에 천제단에 선두로 올라가서 후미를 40분이나 기다리시다
추위에 고생을 하셨다고 하시면서 오늘은 천천히 속도를 조절하신다.
태백산 눈구경, 산세 구경보다는
사람들 구경이 더 많다.
많은 사람들이 눈을 아이젠으로 다지고 지나가서
산행길이 마치 사막 모래길을 지나는 기분으로 푹푹 빠진다.
줄서기를 40분이상 하다가
탁 트인 주목 군락지에 올라섰다.
파란 하늘과 현란한 주목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아 ~~ 아름다워라
날씨도 풀리고 눈도 한동안 내리지 않았는지
상고대도 눈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푸른하늘과 탁 트인 전망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태백산 정상에 올라서면
멋진 주목과 전망에
보람을 느낀다. 아마 이런 기분에 해마다 태백산에 오르는 사람이 넘쳐 나는 것 같다.
정상이 춥지 않아서인지
천제단 장군당안이 한산하다.
처음으로 누려본 여유있는 순간이다.
가장 걷고 싶은 정상 능선길
발걸음이 가볍다.
당골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역시나 인파에 밀려서 줄을서서 내려가곤했다.
2013년 나를 깨어나게하라~~~
" 선하게 살아야 할 아무런 까닭도 이유도 없는 이 무의미하고 덧없는 세상에서도
선하게 살기위해 고뇌하는 사람들이 어느시대에나 있는 법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무리 깊은 어둠속에 있을지라도,
세상에는 남에게 선하게 보이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선하게 살기위해 애쓰는 사람들,
윤동주의 시에서 처럼 타인의 비난 때문이 아니라, 단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라는 마음때문에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상봉 철학이야기 호모에티쿠스 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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