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직한 몸 만큼이 포근한 푸르나
하지만 다예도 반할 만큼의 순수함이 가득한 푸르나
노샘이랑 산행한지가 가물가물 할 정도로 오랜만에 산에 왔다.
산에 오면 가장 많이 하는 말 " 잘거야, 자러왔어, 푹 자야지..."
파란 하늘
파란 마음...
그런데 왜 동심이 안생기지?
멜랑콜리...ㅋㅋ 너무 벤야민에 심취한 나 인듯 하다.
아직도 모기가 많다.
불을 피워 놓지 않으면 냉큼 와서 물고 간다.
산 모기는 잠깐만 내려 앉아도 퉁퉁 부어 오른다.
그래서 낮에도 작은 불꽃을 피울때가 많다.
어지럽게 널려있는 가지들을 모아서
도끼로 작게 토막을 내는중에...
잉걸 빛을 바라보면
평화롭다.
어떤 보석보다 더 빛나고 아름다운 잉걸
태양이 점점 영역을 넓혀간다.
떠오르는 빛에 그림자도 생긴다.
꼬마 장작불로 밥을 짓는다.
한번의 물 넘침도 없이
부지런히 나무를 넣다보면
구수한 밥 내음이 올라온다.
적당한 누룽지 함께
밥하는 즐거움이 있다.
다른 비박지보다 새소리 많지 않다.
아마도 이곳이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그럴거다
딱다구리는 다른 숲보다 많은 이유는?
아마도 새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작은 딱다구리 소리를 놓치지 않아서가 아닐까?
항상 똑바로 앉아서 위를 톡톡톡... 하는 줄 알았는데
어찌보면 물구나무를 선 자세로
톡톡톡...
한참을 벌레를 먹는다.
잘 들어보면 다다다.. 다다닥..
여유로움은 작은 나비의 날개짓도 바라보게 한다.
이리저리 너울 너울 날아드는 나비를 한참이나 바라본다.
작은 불 피워놓고
코코아 한잔을 마시면서
벤야민을 다시 들여다 본다.
사유의 유격전
벤야민 따라하기
소리내어 읽어본다.
연극하듯이 읽어본다.
이제야 난 느끼는데
소비와 시간의 간극...
그들의 교환을 바라볼수 있게 되었는데
벤야민은 정말 사사로운 깨알같은 작은 파편들을 하나하나 모아준다.
그가 준 사유의 파편들...
그 파편의 조각을 맞추어서
퍼즐을 풀수 있을까?
오늘은 대화가 없었다.
언제나 만나면 재잘 재잘 거린것 같았는데
도무지 입이 열어지지 않는 날이였다.
왜?
내 기분이 이상한걸까?
다른 이들의 기분도 이상한걸까?
그냥 머릿속 생각만 많았던 날...
속 생각이 혼란할수록
겉 모습은 조용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