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도끼와 부시맨

소연(素淵) 2012. 9. 16. 21:24

 

 

오늘은 집 방향을 바꾸본다.

올때 마다 조금씩 더 늘어가는 짐인데

꼭 필요한 것만 다시 점검해봐야 겠다.

 

 

부시버디의 매력에 빠지면서

팔 힘의 보강을 위해 미니 손도끼를 샀다.

500그램 정도 인데 생각보다 쓰임이 많다.

 

 

옹이 하나 도끼질 하고 크게 웃는다.

도끼를 사용해도 난 푸르나 만큼 힘이 없어서

더 작은 가지를 잘라야 한다.

 

 

영화에서 본 한장면.. 도끼는 나무 판이 밑에서 받혀줘야 잘 잘린다.

은근 중독성인 도끼질이다.

 

 

 

도끼질 하고 또 도끼질 하고 ^^*

 

 

 

이런...

발바닥 좀 봐~~

와~~~

  

 점점 비박장소가 안방화 되어간다.

옷차림도 추리닝에 일반티...

 

 

밤사이 불노리에 떨어진 잣방울을 살짝 구워났더니

이른 아침 새가 날아와서

푸르나의 머리를 슬쩍 건드리고 희롱하더니

잣을 한참을 먹고 간다.

 

 

이젠 우린 부시맨이야 ^^*

 

 

톱을 사겠다던 푸르나가 도끼에 반해서

하루종일 나무를 조각낸다.

남은 나무는 정성스레 보자기에 싸서 집 베란다에서 바짝 말리는 중이다.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고

둘이서 타프를 치고 나니

비가 더이상 오질 않는다.

타프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 정말 듣고 싶은데

아~~ 귓가를 맴도네

 

 

 

 

 

 

산길을 막고 있는 가지들을 어느 정도는 제거했다

톱이 있으면 이 나무를 완전히 길에서 옮길수 있었는데

도끼로는 무리다.

그래도 잘라 놓으니 한결 걸어다니기에도 좋다.

 

 

 

유난히 신맛이 강한 원두라

풍미가 더하다

드립주전자는 아니지만 한껏 열심히 내려본다.

 

 

푸르나는 열심히 잡목을 모아온다.

다 도끼질 하여 ...ㅋㅋ

 

 

 갈수록 음식하기도 좋게 작게 나무 토막을 내게 된다.

푸르나가 사온 전지를 이용한 화로는

나름 역활을 하긴 하는데 부시버디의 자연스러움과 조용함이 없다.

은근히 살랑되어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은은히 출렁이는 부시버디의 불꽃과 달리

프로펠러가 바람을 불어주는 전지화로는 자발...ㅋㅋ 스럽게 불을 촐랑거린다.

부시버디의 우아함에 다시 한번더 빠져든다.

부시버디로 밥도 하고, 찌게도 끓이고 김치도 조리고, 칼국수도 끓이고...모기도 쫓고

한밤에는 조명도 밝혀주고 마음도 포근하게 감싸준다.

 

 

또 지나가는 분에게 차 한잔 드렸더니 알밤 몇개를 주셔서

숯불에 군밤도 잘 구어낸다.

부시버디는 만능재주꾼이다.

 

 

도끼는 또 어떤가?

가지런히 작게 나무토막도 내어주고

마늘도 잘게 찧어주고

알밤 머리도 지그시 누르면 작은 틈을 내어준다.

잠 잘때도 날 지켜주겠지? ^^*

 

 

아!!!

정말 을지로 골뱅이무침은

질리지 않는다

너무 너무 맛있다.

 

 

은은한 밤

고요한 밤

달빛도 없는 밤

별빛도 없는 밤

작은 불빛이 너무 아름답다.

 

 

 

어제부터 세수도 안하고

눈을 비비고

그냥 산에서 놀고 또 놀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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