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의 정원에서 맨 처음 보았다
개양귀비 꽃
어릴적 할머니집 화분에 있던 양귀비 꽃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
책갈피에 두송이를 눌러놓았던 기억이 난다.
꽃봉우리 들이 고개 숙이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
빠알간 속살을 살짝 비추면서
한송이 한송이 다 아름다움의 절정인것 같은데
흐르러지게 핀 개양귀비 속에 빠진다.
25년 전인가?
해남 달마산에 갈때
끝없이 이어지는 수로와 바람에 넘실대던 보리밭 물결이 떠오른다.
파도처럼 밀려오던 보리 물결
푸르기도, 노랗기도, 빛나기도 했던 글 물결치던 보리밭
황홀한 빛깔, 보랏빛, 분홍빛, 선홍빛~~
자연스러운 색깔일까? 문득 의문이 든다.
태초부터 이꽃들이 이빛깔을 띠고 있었을까?
이 꽃은 인공 깔일까?
눈이 부시는 꽃을 보고도 의심이 된다.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내가 아는 맨드라미는 짙은 붉은 빛의 닭벼슬모습인데
이 맨드라미 부드러운 솜털같다.
내가 한마리의 개미였다면
숲속에서 길을 찾는 심정이겠지...
땅바닥 10cm 정도인 꽃을 마치 숲처럼 보이게 찍는다고
옆에서 왜곡이라고 말한다.
왜곡?
같은 높이의 고마 고만한 꽃들 사이에
한 꽃을 집중했다.
이것도 왜곡인가?
어린왕자의 장미처럼 이 꽃도 내게는 특별한 의미의 꽃이 되었다.
물 흐르는 소리를 따라갔더니
정원이 아기자기하다
드림파크는 인천에 있는 쓰레기 매립지에서 가꾸는 꽃밭이다.
드 넓은 공원으로 1년에 두번 봄과 가을에 개방을 하고 있는데
꽤 오래전 국화 축제에 가보고 이번이 두번째 인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지만
면적이 넓다보니 마음이 확 트인다.
매년 다녀오던 고양 꽃 축제는
사람들 틈에 섞여서 이리저리 밀려다니느라 꽃 구경보다는 사람 구경에 몸살이 난다.
2014년 부터는 상시 개방을 한다는 말이 있던데
모두에게 편안하게 쉴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좋다.
보리사이에 개양귀비 꽃이 한송이 피어있다.
꽃은 자기를 보리라 생각할까?
백합꽃 향기에 어질 어질~~
아직은 개화안한 꽃이 더 많은데
이 꽃들이 만개하면
꽃 향기가 온 몸에 밸것 같다.
흰 장미
향기에 취한다.
아~~~
옆지기가 저기 메밀꽃 밭으로 가자고 한다.
메밀?
무슨 메밀꽃이 지금 피냐?
한여름 지난 팔월 말 구월에 피지?
하고 말하니
나더리 메밀국수는 좋아하면서 꽃도 모른다고 비웃는다.
결과는
안개꽃 밭이다.
옆에서 계속 이건 꽃집에서 파는 안개꽃 같지 않다.
다르지? 다르지?
내눈에는 안개꽃이 틀림없구만...
옆지기는 꽃이름에 집착하고 난 사진을 찍는데 집착하면서 1부를 보내고
막걸리 한잔과 파전, 잔치국수로 휴식을 하고
2부시간은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오직 꽃만을 바라보았다.
알싸한 막걸리 기운에
넘실대는 꽃 물결 속에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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