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태백산 일출산행

소연(素淵) 2012. 2. 14. 10:17

 

 

 7년 만의 태백산 일출 산행을 다시 시도했는데

역시 무박으로 좁은 차에서 밤을 견디고 이른새벽에 산을 오르는 것은 하나의 고행이였다.

유일사 매표소 주차장에 도착했을때의 놀라움이란!!!

어마어마한 숫자의 대형버스가 나란히 나란히 주자창을 다 메꾸고 있었다.

 

여러회사에서 신년산행으로 태백산 산행을 기획했는지

산은 사람의 바다를 이뤘다.

겨울산행에 익숙치 않는 사람들이 섞여서 어둠속으로 들어갔는데

넓은 길이 좁아지는 길목에서는 엄청난 병목현상이 시작되었다.

30분이상 꽁꽁 얼어가는 발을 동동거리며

 제자리에  정체되어야 하는 이유도 모른체 서있기를 반복했는데

거의 정상에 올랐을 무렵에 정체의 이유를 추정해볼수 있었다.

 

생각보다 겨울산 추위에 약하신 분들이 다리에 쥐도 많이 내리고,

힘들어 해서 좁아진 길목에서 계속 주춤거림을 계속했기 때문인듯 하다.

 

이 좋은 산행도 아마 직장에서 강제로 가야한다고 하면

나 역시도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수많은 정체의 순간을 겪고서

드디어 주목군락지에 도착하였다.

아침 일곱시가 조금넘어 여명이 올라오고 있다.

 

새해의 염원을 주목과 함께 외쳐본다

" 예슬아!!! , 다예야 !!!  올해도 많이 행복해라 "

 

천제단을 향해서 걸어가는데

아름다움으로 가득차 있다.

 

 

날씨가 많이 춥지는 않는데도

장갑만 벗으면 손이 꽁꽁꽁...이다.

 

 

태백산에 사람이 가장 적게 오는 겨울날은 언제일까?

어제 눈꽃 축제가 시작이여서 그런지 이번 산행은 사람으로 더욱 가득하다.

 

 

눈 사람이 되고 싶어 눈위에  누워본다.

생각보다 따스하다, 눈이 포근하다.

 

 

일출을 보지 못했다.

구름속에 가려져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바람이 불지 않는 산행하기 좋은 날씨는

구름을 날려보내지 않아서

붉은 해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마음으로 벌써 해를 품었다

나는 해를 품은 달인가?

해을 품은 바다?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멀리 운해가 작게 피워오른다.

설화들도 오밀조밀 모여있다.

 

 

 

태백산 천제단

눈꽃으로 덮여있다

 

 

한 겨울에 피는 꽃

인두화

알록달록

세상의 색들로 가득한데

마음은 무슨 색일까?.

 

 

나두 표지석 옆에서 한장 찍어주~~~

 

 

며칠 더 녹아내리고 얼어붙고 해야만

바닷속 산호가 될터인데...

아직은 조그만 애기 산호같다.

 

 

망경사 절을 옆으로 사람들의 행렬이 단을 이룬다.

저 멀리서 나를 기다리는 사람의 모습을 찾을수 있다 ^^*

 

 

소나무가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은

겨울 눈이 아닐까?

바람도 비도 소나무를 꺽지 못하는데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소나무의

갈라진 몸체를 보았을때

소나무의 푸르름을

안타까워 했었다.

 

 

 

하얀 치마를 입고 있는 관세음 보살 상...

그 아래 용정에는 맑은 물이 흐른다.

 

종종 걸음으로 단종비각에 얽힌 글을 읽어본다.

태백산 산신령이 되었다는 이야기...

억울한 죽음은 때론 전설이 된다.

 

 

이번 태백산산행은

축제기간에 산을 간다는 것은

산의 충만한 기쁨을 절반이하로 줄이는 일이다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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