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7도,10도의 추운 날이였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서 햇살안에서는 따스해 보인다.
하지만 5분만 지나면 손이 꽁꽁...
잠자리 꾸미느라 여러번 장갑을 벗었다, 끼웠다...했는데
꽁꽁 얼어붙은 땅에 팩을 박는데 휘기만 하고 들어가질 않는다.
추운 겨울동안 얇은 사브레비비하나로 버티고 있는데
가끔은 텐트속에서 허리를 펴고 앉아 랜턴 불빛아래 30분 정도 어른거리는 불빛을 벗삼아 독서 삼매경에 빠지고 싶다.
우모복을 입고는 비비색속에 들어가기도 힘들어...끙끙..
배낭속에는 먹을것 하나 없이 다 비운 상태인데 여전히 빵빵하기만 하다.
겨울에는 옷과 장비를 넣으면 배낭이 올챙이 배처럼 튀어 나온다.
다음에는 필수품으로 꼭 미니 고무장갑을 가져와야 겠다.
스틱 길이 조절을 할때 손이 꽁꽁 얼고, 힘이 부족해서 내내 애를 먹고 다른분 힘을 빌렸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올려보니 잣나무의 푸르름으로 계절이 실감이 안난다.
비박을 하기전에는 겨울 나목을 좋아했었는데...
그리고 침염수의 독야청청을 부담스러워 했는데 이제는 둘다 좋을뿐이다.
서로서로를 이해 했다고 해야 하나...
훌훌 벗어버리는 활엽수, 소리없이 조금씩 잎들을 떨구어 내고 계속 푸르름을 보이는 상록수...
이런 깊은 산속까지 화전민들이 밭을 일구던 곳
계단식으로 한켠한켠 쌓아올렸다. 물이 있는 곳에는 사람의 흔적이 항상 남아 있다.
또한 한번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은 본래의 모습을 잃고 마는 것 같다.
옛 조상들이 마련한 터에 오늘 누워있는 기분이란...참 오묘하다.
대 보름이 가까워서인지 한 밤에도 눈빛과 함께 어울러 밝았던 밤이였다. 멀리 보이는 눈이 계절을 말해준다.
숨어있는 배낭... 을 찾아서
아쉬운 마음으로 산을 나선다.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곤지암에서 점옥샘이 핸펀 되찾은 기념으로 콩나물 국밥을 사줬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