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물노리 - 홍천군 두촌면 천현리 걸쳐있는 1051m의 가리산은 전에도 자주 왔던 곳인데 겨울에는 처음이다.
이번에 오르는 등산코스는 휴양림 주차장에서 합수곡~오른쪽 길 ~(제2봉)가삽고개~정상(샘터)~무쇠말재~남능계속~합수곡~주차장까지 7.2km(3시간 30분소요)이다.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낙엽송으로 이루어져 멋이 넘쳐나는 길이다.
이곳은 남쪽이라 올라가는 길은 아이젠도 필요없고 따스한 햇빛으로 인해 봄 산행길 이였다.
저 멀리 앞서가는 사람이 노샘이다. 오랜만에 산을 오르니 걱정이 되서인지
쉬지않고 줄곧 걸어가는 모습이다.
나목으로 가득찬 산...
송송 깍아버린 군인들 머리처럼 밤송이 같은 느낌이다.
2봉을 지나가니 눈이 녹지를 않아 설산이 시작되었다.
가끔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고목과 하늘빛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있다.
저기 보이는 봉우리가 가리산 정상 이다. 산행 시작할때는 삼형제봉을 바라 보고 왔는데...어느덧 눈앞에 있다.
가리산 정상을 올라가는데 먼저 갔던 선두팀이 암릉 구간이 미끄럽고 위험하다고 해서 왼쪽 길로 우회하여 오르길 요청했다.
멀리 보이는 쇠 파이프 로프들도 보이고...가파르게 보이는 길을 바다보다
그래 우린 노약자(노련하고 약은자)이니 돌아가자고 우회를 시작하였다.
한참을 걸어가는데... 그만 우리끼리 수다를 떨다 바로앞서가는 선두를 놓치고 말았다.
그냥 아래로 내려가니 휴양림 내려가는 길이란 현위치 표지판이 보이고
뒤쳐진 다섯명은 머릴 굴리기 시작...
우리가 정상에 한두번 갔나...모 여기 앉아서 맛있는거나 먹고 기다리자는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비록 몇미터 이지만 내려온길을 되돌아 가고 싶지 않는 순간의 선택이라고 할까
덕분에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전망은 그냥 상상속에 떠올리기로 했다.
현위치? 표지판에서 왼쪽을 보니 샘터길...
즉 그 유명한 석간수가 보인다.
가리산 아래 마을에 사시는 어르신이신데 가리산에는 1년에 50번씩 오르신다하시는데 정상은 2번정도 가실 정도로
이곳 석간수의 매력에 푹빠져 계셨다.
아주 조금씩 흐르는 물을 계속 주시면서 귀한 보약이라고 마시길 자꾸 권하신다.
가리산의 명물, 석간수는 정상에서 남동쪽으로 15분 거리에 있다하는데
우리는 그 길을 안올라가고 아래서 버티고 있다 .
400리 홍천강으로 발원하는 석간수는 멈춤이 없이 가물어도 사시사철 흘러나오는데 바로 물이 흘러내리므로 이렇게 프라스틱을 가져와서 조리를 만들어 물을 담아가신다.
500ML병에 물 받는 시간이 한참을 걸리니 그 사이가 표주박을 가지고 조금 장난을 쳐 본다.
이 물 한번 먹어봐! 갑자기 약장수 버전으로 목소릴 바꾸고
오늘은 다들 보라색 자켓을 입었다. 나는 유사보라란다.
하산하는 길은 급경사이다. 눈이 또르를 굴러가는 모습이 인상깊다.
처음에는 아이젠을 안하고 위험하게 내려오다.
나중에 밧줄 구간이 지나고서는 아이젠을 착용하고 안전하게 내려왔다.
여전히 추운 겨울이라(2월19일) 계곡물도 폭포물도 다 꽁꽁 얼어붙었다.
돌아온 길을 다시 생각해본다.
가리산을 여러번 다녀왔지만 석간수 물은 처음 마셔보았다.
처음부터 가파른 경사면을 올라갔던 기억에 비해 오늘은 편안한 산행을 했다.
요즘 산행을 할때는 정상에 얽매이지 않는 내 모습을 자주 보는데
좋은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