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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冊冊冊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by 소연(素淵) 2010. 7. 14.

 

실내를 벗어나면 금방 더워지는 7월 한여름 밤의 꿈...

오늘 참석자분은 세사람 짜르르님, 다사니님, 그리고 저 산사랑입니다.


독서토론 대상으로 선정된 책은

하인리히 뵐의 ꡔ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ꡕ입니다.



1975년 독일작가 하인리히 뵐이 지은 책이며

하인리히 뵐은  그 시대의 문화, 사회적 현상을 표현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대표적 인물입니다. 세상이 페허 인데 아름다움만을 묘사 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서도 여전히 현실을 외면하고 시대의 권력층과 함께하는 작가들이 참 많습니다.


독일 카니발 기간 중 수요일 밤부터 일요일까지 닷새 동안 일어난 일을 화자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성실과 긍지를 갖고 살아가는 27살의 여성에게 불시에 일어난 비극

그것은 수사기간의 피의자의 인권을 위협하는 차별 행위적 심문방식과 공명과 선정성에 싸인 언론의 과잉 보도방식에서 비롯됩니다.

언론에 의한 진실의 조작은 한 인간에 대한 부당한 요구를 강요하고 결국 살인이라는 비극적 종말을 가져옵니다. 그리고 그 종말의 끝에서도 여전히 언론은 그 살인이라는 사실마저도 자신들의 프레임에 맞게 헤드라인 폭력으로 비방과 허위 유포 등으로 보이지 않는 폭력을 휘두릅니다.

 

 

 


이 책은 작년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 당시에 많은 독서모임에서 토론했던 책입니다.

또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수사도 이 책 내용과 맥락이 똑 같습니다.


이 책을 선정한 까닭은

여러 가지 논쟁거리를 많이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였습니다.


언론현실, 법으로 알아보는 수사기관의 불법성,  신문에 대한 독자들이 판단능력, 그리고 살인이라는 최후의 수단 등등...

그런데 이번 토론시간은 참 많은 아쉬움과 미안함을 남겨주었습니다.


일단 3명이라는 참석 인원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토론을 위해 강원도에서 밤차로 내려오셨다는 짜르르님에 기대치에 못 미치는 여러 가지 상황들... 그리고 저하고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다사니님에 대한 막연한 부끄러움 같은 자책 등등...

그리고 참석하신 짜르르님은  6월 선정책인 진보의 미래2를 가져 오시고 이 책은 그냥 제목과 간단한 책 표지 내용만을 알고 오셨습니다.


짜르르님의 독서토론에 참석하는 목적이 다르셨습니다. 개개인이 잘사는 것, 서로 삶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그리고 복지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 등등... 많은 내용의 풍부한 화제의 교류을 원하십니다.

다사니님은 책 내용을 사회랑 접목시켜서  서로 비판하면서 함께 토론하고 분석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 합니다.


저는 지금 걸어가는 있는 이 독서모임을 뒤 돌아 보는 중입니다.


제가 이 모임방의 게시판지기가 된 것은 2009년 10월 1차 모임이 시작된 날입니다.


노무현대통령님의 서거가 겨우 다섯 달이 지난 그때 저는


ꡔ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각성하는 시민의 조직된 힘ꡕ

 그 말을 그분의 유언으로 제 마음에 새겨 넣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싶었고, 그 힘을 갖기 위한 방법으로 토론을 생각했습니다.

논제를 정하고 긍정과 부정으로 생각을 정하고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또 상대방의 논리에 결론에 도달하는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토론을 하는 문화 즉 수평적 문화 속에서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유교문화는 토론이 아닌 상명하복의 수직적 문화입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군대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대화를 통해서 결론을 이끌어 나가기 보다는 서로의 주장을 주입하는 환경에서 생각을 해왔습니다.


팔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맨손으로 하는 것 보다는 아령이라는 도구를 이용하면 더 튼튼하고 단단한 근육이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토론을 할 때 막연한 대화나 주제 보다는 책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토론 연습을 하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데 더욱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동안 많은 분들이 독서모임을 나오셨고 또 여전히 오고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도 토론다운 토론을 하지 못한 채 언제나 일상적인 대화를 마치고 서로 헤어졌습니다. 그 속에서도 많은 감동과 기쁨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독서모임 장소로 향 할 때의 마음은 하늘을 나를 듯 가볍고 맑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달간은 즐거운 마음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기 보다는 오늘은 몇분이나 오실까?

오늘은 토론을 할수 있을까? 오신 분들이 실망을 하고 다시 나오지는 않을까?

내가 모임메시지를 계속 날리면 불쾌감을 줄까 등등...


얼마 전 정철님의 불법사전에서 읽었던 이별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이별의 동의어는 헤어짐이라고... 헤어짐은 머리카락 조차도 짐으로 느껴지는 마음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독서토론 모임을 향하는 나의 발걸음이 이제는 점점 두려움으로 무거워집니다.

혹시 홀로 참석하여 되돌아 오지는 않을까? 그럼 그 순간까지 가볼까 등등...


많은 분들이 조언을 해주시고 관심을 갖고 말씀해 주십니다.



노랑개비 독서클럽은 제 것이 아닌 여러분의 것입니다.

노랑개비 독서클럽을 공중에 띄워 보냅니다.


독서토론을 하고 싶은 책이 있으시면

어느 분이나  주관자가 되어 공지를 올리고 장소를 말하고 시간을 말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노랑개비 모두가 다 독서클럽의 게시판지기가 됩시다.

 


살아가면서 휘날리는 불꽃이 되지 말고 든든한 불기둥이 되라는 말을 어릴 적부터 마음에 담고 살아갑니다.

우직한 한 걸음이 길을 만들고 산을 옮기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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