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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을 공부하자- 생각은 힘이 세다

by 소연(素淵) 2009. 10. 12.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소식은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에 전환점이 되었다. 

  나를 시민으로 깨어나게 하였다.

말로만 시민, 시민 했지만 솔직히 시민의 본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채 살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몇십여명 정도의 직원을 이끌어 나가면서도

 갖은 자부심과 오만으로 스스로 속물의 반열로 들어가는

여러명의 상사들을 의례 만나게 된다.

 마치 현재의 직함이나 지위가 회사내서의 신분이 아니라

모든 인생에 있어서의 지위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났다.  

일개 회사에서도 그러할진데 대통령이셨던 분의 자살은 ...

 

  우리나라의 사회구조에서 전직 대통령의 자살 소식은  너무나 큰 충격이였다.

(인면수심의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나라인가?)

 

스스로 의제를 만들어 권력을 남용하는

언론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가랑비에 옷자락이 젖어들 듯 판단이 마비된지도 모르고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혐오감을 느끼면서 무관심으로 일관했던지라

당혹감과 허무감, 우울함 만으로 가득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슬픔의 시간을 보내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분의 죽음의 의미를 알고 싶었다.

 

70년대 죽음으로 시대의 촛불로

노동운동의 깃발을 세웠던 전태일이 맨 먼저  떠올랐다. 

그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삶을 버렸다.

그것도 약자인 자기보다 더 약자인 타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자신을 버렸다.

 

난 노무현을 바로 알기위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1994년 에세이집 여보, 나좀 도와줘 는

흔히 정치인들이 선전용 책들과는 다르다,

 책의 첫 이야기를 부끄러운 기억부터 끄집어 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81년 부림사건을 계기로 인권운동을 시작했다.

88년 13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청문회스타로 알려졌다.

90년 3당합당을 반대하는 내용이 들어있는데

 읽다보면 미소가 떠오르며 웃음을 짓게 됀다. 

첫 의정 생활의 경험 및 평범한 정치인으로서의 삶과 고생담을

읽다 보면 그의 진솔한 내면을 바라볼수 가 있다.

 

 

노무현이 만난 링컨은 2001년에 출간했다.

 2000년 총선 16대 부산에서 낙선중에 읽게된

링컨의 2번채 취임연설문에 큰 감동을 받고서 링컨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일반인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미국 대통령 링컨은 초등학교때 부터 들어왔던 이야기라

 얇은 위인전 한권으로 읽었다 생각을 했었다.

 우리역사에서는 정의가 패배한다는 역설적 당위성을 인정하지않고

"역경 속에서 연마한 건전한 상식"을 가진 링컨이 

 정직하고 성실하게 갈길을 가 성공했기에

꿈과 희망을 줄수 있는 대안으로

링컨에 대해 공부하고 링컨에 대한 책을 쓴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링컨의 고뇌속에

노무현의 목소리와 세계관, 철학관이 투사되어 육성으로 들리는 듯하다.

링컨의 일생은 미국대통령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정당당과 원칙이 승리하는 역사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2001년 9월 이 책을 출간하기 전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노무현의 리더십이야기는

2002년 10월 5일 출간으로 그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경선에서 당선된 뒤에 발행되었다.

   8개월 동안의 해양수산부 장관에 재임중에 있었던

일화와 추진한 일과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정책결정을

 오직 개인의 개성과 실력에 의존하는 폐쇄적 정책결정을 하는 풍토를

 같이 공부하면서 토의하는 장으로 만들어

직원 각자가 우리라는 이념으로 나아가길 추구하는 내용이다.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리더십의 원리는

신뢰로 조직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직장에서 이런 상사를 만난다면

얼마나 큰 행운일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직원 각자가 우리가 되는 길을 보여 주었고

서로 격려하면서  큰 꿈을 실현해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모든 일에 원칙과 정의(당위성)가 승리하는 역사를 이룩하길 꿈꾼다.

 장관 취임식에 업무(출장)때문에 참석을 못하는 직원을

오히려 열심히 일하는 훌륭한 직원으로 바라보는 노무현의 눈길이 너무나 그립다.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이 처음에는 힘센장관이라 부르다가

자연스레 우리장관이라 부르게 되었다.

  꿈과 믿음과 의욕을 주는  노무현의 리더십은

세상의 CEO들이 꼭 배워야한 리더십이다.

 

 

 2002년 대선을 향한 언론사회학자 강준만의 제언이다.

 2002년에는 노무현에 관해 출판된 책들이 20권을 훨씬 넘어선다.

 강준만은 2002년에 불었던 노무현 바람의 핵은 자존심...

바로 국민의 자존심이 힘이다 라고 말한다.

 자존심 강한 노무현의 정공법과 시대의 운과 함께 노무현의희망,

노무현에게 거는 희망등이

정치에 환멸을 느끼게 하는 정치혐오주의를 버리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정치갱생의 길을 나서게 했다. 

 강준만의 직설적 화법과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시원하다.

 

 

 2002년 8월 유시민이 쓴 책이다.

이책을 손석춘의 여론혁명, 신문읽기 혁명,

조선일보반민족 반통일 행위에 대한 민간법정백서등과 함께  읽는다면

 훨씬 유시민의 말에 공감할수 있다.

막연히 그러하리라... 가 아닌 상식과

 논리의 정합성이라는 잣대만을 사용한 것을 알수 있다.

 언론의 패악은 몰상식의 극치인데 여전히 정론지요, 1등 신문이요,

신문이상의 신문 이라는 말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런데 지금 2009년 10월 슬프게도 더 더욱 몰상식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으니 억울한 뿐이다.  

 언론이 짜놓은 틀에서 빨리 벗어날수 있는 방법은

정치에 대한 열정이요 이것만이 언론왜곡을 뚫을수 있다고 믿는다. 

 이 순간에도 언소주활동은 이어지고 있으니

 마음 한편으로 그 분들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이 든다.

 

  

 

 

 2009년 7월 발행 오연호(오마이뉴스) 기자가 퇴임을 앞둔

2007년 가을 청와대에 3일간 노무현 대통령을 인터뷰한 글이다.

 오연호는  바보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정치학자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사상가 노무현, 인간 노무현,

 6명의 노무현을 만날수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 이명박후보의 독주 체제에 대해 구시대 특권과 반칙의 CEO,

불공정 경쟁시대의 CEO에게 정권교체를 허용할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답답해 했으며

더 나아가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역사을 정체시키느나 , 우회시키느냐 , 진보시키느냐는

 지도자의 비전과 역사의식에 달려있는데...

지금 현재의 상황을 미리 예견 하신것이다.

시장권력이 정치권을 능가하고 역시나

언론권력이 시장권력과 결탁 할 뿐 아니라

스스로 시장권력으로 가고 있는 상황을 인식했지만 돌이킬수 없는 상황이였다. 

신자유주의 경제가 득세를 하면

국가의 이익은 국민의 이익이 아닌

시장권력과 언론권력의 이익을 대변하게 됀다.

 노무현의 역사적 과제는 특권구조의 해체였지만

 결국 참여정부의 권위주의 해체는

권력이 언론과 시장에 넘어가고

 민주주의의 위기를 인식하였다.

 그는 말한다 2002년의 독특한 상황과 고집스러운 원칙이

그를 대통령을 만들었지만 내가 아니라도 역사의 발전은 필연이라 말한다.

 

 그가 국민들을 향해서 2007년 이야기했던

" 권력이 저쪽으로 넘어가야 이쪽 사람들이 자성도 생기고 투쟁도 생길겁니다.

지금 사람들이 위기감이 없어지고

전부 관심을 안 갖고 있는것은 권력이 저쪽으로 안 넘어가 있으니까 그래요"...   

 "아흐 바보같이...우리는 권력까지도 넘겨주었다. "

 

그는 우리에게 숙제를 푸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 당장의 유,불리를 떠나 견해차이를 인정하고 대의 앞에 하나되는것..."

각성하는 시민이 되어 시민권력을 찾아야 하는것....

우리는 노무현을 공부하고 학습하는것 만이 아니라

 스스로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하는데 행동이 힘들다.

 10월 9일 노무현재단 출범 기념콘서트에서

사회자가 말하던 " 물심양면" 이 떠오른다.

이미 오늘을 각성하고 있으니

 이제 그 각성하는 힘들이 모여서 시민의 힘으로 나아가야 하겠다.

그러나 여전히

" 편안하게 살려면 불의를 외면하고 정의롭게 살려면 도전하라'

라를 글귀에 고개을 들수가 없다.

 

 

 

2009년 9월 22일 발행된 미완의 회고록

 그의 한마디 " 시민으로 성공하여 만회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우리곁을 떠나고 말았다.

많은 숙제를 시민에게 주시고, 또한 답도 알려주시고

그가 스스로에게 물었던 인생이란 무엇인가?

그의 미완의 회고록 처럼 이책은 나에게 여전히 미완의 책이다.

책을 읽다가 문득 어릴적 읽었던

신데렐라나 백설공주 혹은 콩쥐팥쥐가 생각이 났다.

그 책들의 마지막은 왕자와 결혼해서 행복했다 였다.

나두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우리나라에 다시는 민주주의위기가 오리라 생각도 못했고

대통령이 그렇게 미디어의 왜곡에

국민과 단절되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이 글을 몇번 읽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읽을 때 마다 처음처럼 여전히 눈물이 넘쳐 흐른다.

 

"언론은 흉기다. "

 

" 안방에서 걷는다. 하나, 둘, 세, 넷, 다섯, 여섯, 일곱, 뒤로 다시 하나,둘..."

 

이책을 몇번을 더 읽고 읽어가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의 좌절을

 다시 되찾을 민주주의의 성공, 시민권력의 성공으로 바꾸리라.

 

 노무현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으면 읽을수록

사람들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을 그의 인간관을 느낄수 있었다.

 더 나은 사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고뇌했던

그의 삶의 순간들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다.

그에 대한 학습을 할수록

그가 가진 대담함과, 부드러움과, 강직함과, 인정많음에 취하고 만다.

 무엇보다도 역사의식의 눈높이에 놀란다.

 

그가 대통령이 되었던 것은 필연적 역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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