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여름 제주도의 첫걸음은 용두암 바닷가이다. 흐릿한 날씨가 바다색을 검푸르게 만들었다. 용두암은 친근하다.
제주도 여행을 할때마다 들릴수 있는 바닷내음 가득한 곳이다
.
산방산아래의 용머리 해안...진시황이 비상하려는 용의 허리를 잘라냈다는 전설이 흥미롭다.
제주 올레길에서 아름다운 명소이다. 멀리 거뭇거문 흑염소들이 한가로이 앉아있다.
잔잔해보이는 파도인데도 오늘은 만수라 용머리 해안 안쪽으로는 들어갈수가 없었다.
아버님과 어머님 한컷... 항상 백구두만 신으셨던 아버님이 오늘은 흰운동화를 신으셨다. ㅎㅎ
정방폭포는 처음이다. 바닷가로 시원스럽게 떨어지는 폭포소리의 웅장함과 시원스러움이 여름더위를 날린다.
오후 늦게 오면 출입을 금하는 곳이라제주도에 올때만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곤 하는곳인데...
신혼여행때 정방폭포입구까지 왔다가 돌아간 아쉬움을 오늘 폭포소리에 날려보낸다.
11살 둘째딸아이... 이번 여행때는 얄미운 10대로 돌변하고 카메라만 보면 질겁을 하고 도망다닌다.
큰아이도 이 나이부터 정면으로 사진을 찍을수 없었는데 셀카는 잘도 찍는 아이들이 왜그럴까?
도련님과 시어머님... 한쪽을 깁스하셔서 불편한 여행이였는데도 밝은 모습이였다.
언제나 마음은 젊은 도련님,,, 소라껍질 팔찌를 어머님께 사주는 모습이 다정해보인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흐르다가 바다와 만나면서 굳을 때 육각 기둥모양으로 굳어져 생긴 지형이다...육각형은 자연의 신비한 모형인듯하다.
벌집, 육각수결정 등등 동그라미의 또다른 완전체가 아닐까? .
섬 자체가 화산의 분출로 만들어진곳이라 이곳뿐아니라 제주도 남부해안쪽을 돌다보면 비슷한 아름다운풍경을 발견할수 있다.
검은 숯들을 쌓아놓은 듯...발로 힘껏 누르면 쏘옥 들어갈것 같은 바위들의 단면이 아름답다
파도가 부서지는 하얀 거품이 바람에 눈처럼 날린다. 하얀 바닷눈...
하루종일 바라보아도 새롭기만하는 파도의 춤사위에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반대편 주상절리의 모습이 감탄을 자아낸다.
자연은 정말 아름다운 창조자이다.
뭍과 떨어져 바다 가운데 외롭게 서있다 하여 외돌개라 불리우며
고기잡이 나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다가 바위가 된 할머니의 애절한 전설이 깃들여 있어 할망바위라고도 한다는데
바위꼭대기에 소나무와 꽃들이 활짝 핀모습에 눈을 뗄수 없다.
푸르른 바다색에 할아버지처럼 바다로 떠나고 싶은 유혹이 가득하다.
카메라 앞에 서시면 비스듬히 먼곳을 바라보시는 아버님 특유의 카메라 포즈...
어머님을 대신해서 할망바위가 함께한 모습이다.ㅎㅎ
제주올레길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곳이다.
꼭 한번 다시와서 올레길따라 마음여행도 떠나야 겠다. 곳곳에서 만나는 자유인 올레길 트레킹족들이 너무나 부럽다.
쇠소깍... 머슴과 주인집아씨의 전설이 스며든 쇠소깍,,,멀리보이는 땟목이 제주전통 테우라 한다.
오늘은 파도가 거칠어서인지 운행을 하지않는다.
옥빛보다 더 진한 에메랄드 빛 심연속에 빨려들것 같다.
혼자서 보기아까운 비경이건만... 아버님을 비롯한 식구들은 멀리서 바라볼뿐...
계곡따라 계단길을 걸어보질않는다. 아이들은 배고프다 라면집을 달려가고... 혼자 사진을 찍어본다.
쇠소깍 해변가
검은 모래가 인상적이다. 아이들은 바라보는 절경보다는 발담그고 뛰놀수 있는 해변가을 좋아한다.
이렇게 환하게 웃을수 있는데 ... 여행내내 투정부리고 툴툴대고 카메라만 보면 피하기만하고...
사춘기는 참 이상하다. 얼마전 딸들 사춘기에 힘들다 했더니 이모님이 하신말 " 너희들도 다 마찬가지였어!!!"
" 엄마... 아니죠? 난 그런 기억 절대 없어요!!!" ㅎㅎㅎ
이번 여행은 즐겁기도 하지만 역시 생각도 많이 하게된다.
마음속 각오는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기, 기대하지 않기... 등등이지만 번번히 마음정리가 안됄때가 있다.
도련님이 추천한 올레길 5코스 남원큰엉 해안 절경이다.
깍아지른 해안 절벽을 따라 2km가까이 펼쳐지는 올레길이다.
제주해안선을 따라 여행을 하다보니 곳곳마다 노란파란표시가 보인다. 제주올레길 표시이다.
해안절벽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올레길에서 하얀보말을 바라보니
갑자기 만사뒤로하고 절벽으로 낙하하고픈 강한 충동이 들었다.
한발짝 뛰어들고 싶은 섣부른 충동의 근원이 있는걸까?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마주하고 한참을 걷노라니 마음도 가라앉고 차분해진다.ㅎㅎㅎ
이번여행의 길잡이 덤앤더머 형제...
물론 덤앤더머의 뜻도 모르고 영화도 보질 했지만 이 둘을 보면 그 단어가 떠오른다.
어느순간에 ...ㅋㅋ 그냥 맘속으로
상대방에 대해 무던한 이해심과 배려로 둘은 다투지 않는 형제이다.
절대 강요하지 않고 충고하지 않아서 둘의 관계가 그렇게 우호적인가 보다.
고쳐지지않는다면 그냥 받아들이고 맘껏 사랑하는것...
그것이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행복하게 하는것이란걸 다시한번 깨달은다.
차분해진 마음으로 아이들 곁으로 돌아오니 해맑은 모습이 보인다.
마음속으로 어딘들 못가고, 무슨생각인들 못하랴~~~ ㅋㅋㅋ
드라마 올인의 촬영장소로 유명한 섭지코지
섭지코지는 유명세 만큼 주차장에서 부터 혼잡하고 사람들로 곳곳이 붐벼있다.
올라오는 길에 하얀 드레스을 입고 올라오는 젊은 여성들이 가끔씩 보인다.
푸른바다와, 초원, 그리고 하얀 드레스가 잘 어울리고 바람에 흩날리는 하얀옷자락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섭지코지 앞의 유채꽃이 봄에는 절경인데 마음속으로만 상상...
등대위에서 바라보면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앞에보이는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타다오의 글로리하우스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건물안을 직접 들어가서 거장의 작품을 감상할텐데 그냥 멀리서 바라볼뿐이다.
설명을 들어보면 제주의 지형적 특색을 훌륭하게 표현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바라볼때의 마음은 솔직히 저 건물이 없었다면 더 아름다운 풍경이였을것 같았다.(예술은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느니...)
성산일출봉... 하늘위에서 본다면 훨씬 빼어난 절경이였으리라...
성산 일출봉을 향한 한걸음... 아이들은 이곳도 오르질 않고 주차장에서 기다린단다...미운것들...
드디어 성산일출봉 꼭대기 분화구 앞이다.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이라 분화구에 혹시 호수가 있을지 모르는 기대를 하였는데
분화구가 구멍이 숭숭뚫린 용암으로 되어있어선지 물은 없고 대신 푸르른 초원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버님이 힘을 내셔서 꼭대기에 함께하셨다.
일출봉에서 하산길에 만난 기암괴석의 모습
여행 마지막날이다. 아쉬움에 이른아침 도련님과 셋이서 용머리 해안에 들어왔다.
용머리해안은 구경하기 어려운곳이다.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만수가 되어도 관람불가이다.
이른새벽이라 살짜쿵... 조용히 용머리속으로 들어가본다. 가까이본 절벽풍경이 경이롭다.
마지막날 다시 들려본 용두암 바닷가... 해녀들이 직접파는 전복과 해삼 한접시를 기대하면 들렸는데...
은평구에서 오신 자전거트레킹 일행 수십여명이 자리를 다 차지하여 입맛만 다시고 발걸음을 돌렸다.
철통같은 수비로 여행내내 카메라를 피하던 아이들이 방심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더 자란 후 오늘을 기억할까?
나 어릴적은 이런 가족여행이 거의 없어서 인지 간혹 떠났던 가족여행은 다 기억하고 있는데 ...
요즘 아이들은 너무 풍요롭고 기회가 많아서 더 빈곤한 정신세계를 같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조화로움과 너희들이 지금 바라는 평화로움이 다르다는 걸 다시한번 생각하고 아이들에 대한 마음을 비운다.
" 말을 물가에 끌고 갈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할수는 없다"
3박4일의 가족여행~~~
한여름 휴가절정인 날에 여행계획을 잡아 맘고생도 많이 했지만 여행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즐거웠던 순간들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