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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스페인 여행

by 소연(素淵) 2008.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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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을 정리할 때 까지도 마음은 아직 생활속에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하고 숙소에 들어 낯 설은 침대에 누워 있을 때 비로소 집 떠난 기쁨이 밀려오더군요.


흔히 인간을 불완전한 동물이라고 하는데 그건 인간이 홀로 살아가기 보다는 사회를 이루고 그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기 때문이라 합니다.


하지만 가끔 그 사회, 울타리를 넘고 싶은 마음이 온 몸 가득히 차오를 때가 있습니다. 또한 홀로 생존하고픈 동물적인 다른 본능이 숨어있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후후~~~ (사실은 푸 하하하~~~)

기쁘게도 울타리를 벗어나고픈 그 최고의 정점에서 하늘에서 똑 떨어지듯이 제게 여행을 할수 있는 행운과 기쁨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도 인천공항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마음이 들뜨지 않는 것은 태풍 전의 고요함 그런 것 이였나 봅니다.



첫날도 둘째 날도 시차 적응하라 또 처음 보는 유럽 풍경에 넋을 빼 놓느라 여러분들과는 여전히 서먹서먹하기만 했습니다.

부다페스트에서 프라하로 떠나는 길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와 웅성웅성 흩어져 나오는 감탄사에 창밖 풍경과 프라하의 연인사이에 고개를 두리번 거리면서 점점 여행동지들과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프라하성의 아기자기한 풍경을 담느라 멋진 폼으로 동분서주하는 여러분들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한껏 즐겁고 유쾌했습니다. 저 역시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미소를 지으면서 돌아다녔지요.


프라하에서 뮌휀으로 이동기간(?)은 아마 제가 일생동안 가장 긴 버스승차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피곤함속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프라하의 연인 때문이기도 했지요. 귀로만 대사를 듣는 것이 아니고 자막으로 까지 나오는 두 연인들의 사랑이야기에 저도 마음속으로 사랑이란? 참... 하고 한참을 생각에 빠져들게 하더군요, 사랑은 정말 힘든 여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독일 병정이 생각나고 딱딱한 고딕양식으로 다가오는 독일 풍경과 기후, 백조의 성과 함께 온통 하얀 눈으로 덮인 전나무 숲이 몹시 아름다웠습니다. 켈크하임 시장의 미소 가득한 얼굴 속 에서 독일의 민족주의를 떠올리며 20세기의 광기어린 그 시대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겪었던 이데올로기속의 50년대의 슬픈 일 들도 그렇게 소박한 미소를 지닌 이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참 모순이네요.


제가 꼽은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세고비아의 카테드랄성 이였답니다.

스페인의 최대전성기의 초석이 됐던 이사벨여왕의 흔적들이 가득했던 성 내부의 모습, 이슬람양식의 갖가지 천장문양들이 아직까지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그 시대에 이사벨이 콜롬버스를 지원해 주지 않았다면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들의 모습도 지금과는 많이 다르겠지요. 기나긴 인간의 역사 속에 무수한 민족들의 흥망성쇠가 느껴지는 하루였답니다.


세계 3대 미술관의 하나인 프라도미술관을 잠시나마 관람을 할 수 있었던 게 큰 기쁨 이였습니다. 아직도 엘 그레꼬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이 들리는 듯 합니다. 위대한 예술가에게는 재능과 함께 깊은 내공이, 또한 심오한 철학적 사고가 함께 해야 한다는 게 필수 요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도 스페인 하면  휴머니즘의 대표자 고야가 여전히 제 마음에 남습니다.


성지순례를 다녀온 듯 수많은 교회와 성당들을 보고 감탄하고 대단함을 느꼈는데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문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지가 많았던 유럽은 과거에는 신에 대한 경배와 왕권강화로 높게, 크게 성당들을 지었는데 지금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조금씩 고쳐가면서 살아가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나라 강산은 산이 둥글게 감싸주어서 옛날에는 산천과 닮은 자연스러운 초가집 둥근 지붕과 처마가 아름다운 기와집이 자연스러웠는데 지금은 도시화가 되면서 높게 높게 하늘을 향해 위로만 건물이 치솟고 있습니다. 겹겹이 둘러싸인 아파트들도 답답하게 느껴지네요.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는게 얼마나 부러움의 대상인데도...

현재를 살아가면서 과도기적이란 말을 참 많이 듣고 살았는데 이젠 그만 안정적인 느림의 미학을 함께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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