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아침가리계곡 트레킹

소연(素淵) 2016. 7. 12. 13:05

 

 

아침가리 계곡은

강원도 인제 산골 깊은곳이다.

 

고개를 구비 구비 넘어서 가야한다.

차 멀미가 나면서 속이 더부룩 하고

미싯거려서 영 산행하기가 두려웠다.

시원한 산길을 걸어 조금 올라가니 방동약수터가 있다.

벌써 열명이 넘게 줄을 서있다.

 

탄산수이기도 하고 철 성분이 많기도 해서

이름 그대로 약이 된다는 약수물이다.

긴 기다림 후에 한사발 마셨더니

신기하게도 체기가 잔잔해졌다.

 

 

햇볕은 쨍쨍, 시멘트길은 반짝 반짝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하며  걸어간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그랬나?

 

조경동다리를 마주보면서

꽃할매 주먹밥에 맛있는 전라도 김장 김치

누군가의 정성으로 만든 고운 전과 막걸리로 점심을 먹었다.

 

 

시원한 계곡에 발을 푹 담그고 걷는다.

며칠전 내렸던 폭우 덕분에

돌 이끼 하나 없이 보송보송한 바위를 밟으면서 내려온다.

 

 

종아리를 지나 허벅지

그리고 허리까지 물 차오름이 느껴진다.

아침에 나눠준 김장봉투가 힘을 발휘한다.

온몸이 물에 빠져도

배낭속의 물건들은 여전히 방수지대이다.

안전하고 쾌적한 산행을 위한

산악회 임원진들의 틈새없는 배려가

꽃을 피우는 순간이다.

 

 

 

 

 

물장구 치며 놀던 어린 맘으로 돌아가 본다.

으... 차가워...

 

 

쪽빛 하늘과 두둥실 흰구름

파릇파릇한 푸르름이 하트를 그려낸다.

하트모양의 하늘을 보니

문득 미라보다리한 귀절이 떠오른다

 

" 흐르는 물결같이 사랑은 지나간다.

사랑은 지나간다.

사람이 느리듯이.

희망이 강렬하듯이."

 

 

 

 

야호!!!

천국이다.

흐르는 강물따라

탄성이 흘러나온다.

 

 

 

카메라에 담겨진 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한장의 사진을 만들기 위한 둘의 멋진 퍼포먼스가 이뤄진다.

 

 

 

 

요리 조리 계곡길을 따라

더위는 점점 물러간다.

 

허리까지 물이 올라오면

발가락에 힘은 가득 가득 들어간다.

 

홀로 새길을 개척하다가

쑤우욱 물속으로 폭 빠지고

 

넓은 계곡길이지만

뒷사람을 따라 졸졸졸 걸어가야 맘이 편하다.

 

 

무릎에 힘을,

발바닥에 힘을

조심 조심 걸어가면

 허리가 뻐근 뻐근 해지고

온몸이 긴장을 한다.

 

 

연어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갈수 있을까?

문득 안도현의 연어가 떠오른다.

눈맑은 연어와 은빛 연어는

먼 바다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을까?

생명의 이어짐 속에서

삶은 지금 일 뿐이다.

연어의 미래는

산란 후의 죽음이였다.

인간의 미래도 같다.

그래서 지금이 삶이다.

지금 이순간

행복하다.

 

 

마냥 시원스럽기만 하던

천국과도 같았던 환희의

계곡물 트레킹도 시간이 지나가며

점점 지루해져 간다.

천국의 끝인가?

인간이라 그럴까?

천국도 익숙해지면 심드렁해지고

지옥마져도 계속 되면

고통에도 마비되어 벗어날 줄 모르게 될까?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활발발하게 살아가야지

 

 

 

 

 

 

 

 

 

다음에는 진동계곡에서 시작해서 가칠봉으로 올라가는 길을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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