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30분 경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핸드백 대신
꽃바구니를 들고서
상쾌한 걸음을 걷고 있었다.
앞 단지 상가 앞을 지나며
꽃집을 보니
꽃들이 밖에서 오밀조밀 모여있었다.
그저께 봤던
노란 베고니아가 아직 안팔리고
그대로 있구나!
경비아저씨가 상가 건물을 옆으로 돌아갈때
나타났다.
유심히 쳐다보는 눈길에
" 음 꽃이 예쁘긴 예쁜가 보다
눈을 뗄줄 모르시네 "
미소를 머금은체
아저씨를 지나치고 있었다.
" 저기요 그 꽃 어디서 갖고 가요?"
" 집에서요 "
무심한 대답에 아저씨 갑자기 목소리가 커진다.
" 이봐요!!! 꽃집 문도 안열었는데 그걸 어디서 샀어요?
이시간에 꽃집이 문 열어요?!!! "
" 며칠전에 사놨어요 "
이틀전 꽃집앞을 지날때
마음에 들어 산 꽃이다.
이 말을 하고 나니
기분이 좀 이상해진다.
아저씨가 확신범으로 여겼나보다
더 이상 붙잡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대꾸할 일도 아닌것 같아
그냥 걸어간다.
걸어가면서 계속
헛 웃음이 나온다.
" ㅋㅋ 세수라도 하고 출근할걸...
늦게 가면 만원버스라 꽃이 상할까봐 일찍 나오느라 ..."
버스안에서 꽃 바구니를 무릎에 놓고 앉아 있다가
꽃 도둑으로 한순간 몰렸다고 생각하니
" 인상이? 것도 첫인상이? 도둑? "
" 억울한걸?
꽃집앞에 내 놓은 꽃들은 나무나 모종, 그리고
꾸미지 않는 화분의 작은 꽃들이였는데,
이런 포장까지 한 꽃 바구니를 누가 밖에 두겠어? "
이른 아침 꽃 도둑 누명을 쓰고 가져온
꽃 바구니를
사무실 찻 상 옆에 놓아둔다.
으찻차차... 기운을 내고
사무실 바닥 밀걸레질을
한바탕 했더니
땀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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