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山山山

문수봉

소연(素淵) 2013. 7. 22. 11:17

 

산행일 :7월 21일 산행코스 : 이북오도청 ->비봉 -> 사모바위 -> 통천문 -> 청수동암문 -> 문수봉 -> 대남문 -> 북한산구기분소

 

 

잔뜩 웅크린 무거운 하늘 아래

똑같이 무거운 몸과 다리다.

일기예보가 딱 맞아  폭우가 내리길 지난 밤 부터 그렇게 바랬는데

가는 가랑비 한두방울만 떨어진다.

 

 이끼의 푸르름이 한창인 돌담길을 걷는다.

 

피곤함과 흐린날씨에 카메라도 귀찮을것 같아서

가져 오지 않아서

남편의 스마트폰을 잠시 빌려서

돌담을 찍어 본다.

 

 

안개 속에서 사모바위를 바라보니

기분이 사뭇 다채롭다.

사모 모양의 바위로만 여겨왔는데

뿌연 시선으로 바라보니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애틋한 남자의 모습이 느껴지기도 하다.

 

거기에 병자호란에 끌려갔던 환향녀에 대한

역사까지 알고 나니

 조선시대 사대부 남자들의 비열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 쪼잔 하기는 !! "

 

 

통천문

가로로 놓인 바위가

세로로 떨어졌다면

아마도 겨우 기어서 통과할수 있는 해산문이 되었을텐데...ㅎㅎ

아니면 릿지 코스로 변했을지도 모른다.

 

땅을 딛고 살아

하늘을 우러러 보는 우리들

이곳도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 해놓구

무언가를 기원한다.

 

 

문수봉에 오르니

세찬 바람이 분다.

소나무들이 다들 훨훨 타오르듯이

흔들린다.

철재 난간을 붙들고 올라온 문수봉

 

10년 훨씬전에는 겁없이 릿지길을 따라갔었다.

지금은 한편으로는 겁이 많아졌고

따른 한편으로는 더 겁이 없어졌다.

겁에도 많은 종류가 있는데

살아가면서

주름처럼 자꾸 생기곤 한다.

 

 

 

 

세찬 바람에 모자가 날리고

땀도 식는다.

높은 한여름 기온 탓에 아직은 시원 스럽다.

 

 

문수봉 위에서 한발자욱 앞으로  조금씩 나아간다.

바람이 훅 하고 불어와

몸이 휘청거린다.

맑은 날이라면

수직으로 떨어진 절벽에 아찔했을텐데

두려움도 흐릿하기만 하다.

 

 

오랜만에 대남문 앞에 서본다.

폭우가 예상되는 일기예보 때문에

모처럼 사람 구경 힘든 북한산 문수봉 코스를 돌았다.

 

가까이 있기에

혹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가기에

오히려

자주 찾지 않는 북한산

찾을때 마다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게 되는 산

 

구기분소로 내려오는 계곡길이

계속 길어지는 이유는 무었일까?

 

아마도 어제 군자산 하산길에

기운을 너무 빼서 그런것 아닐까?

 

산과 함께 했던

장마기간의 주말

이틀동안 행운이였는지

비를 피한 산행이였다.

 

스마트폰은 휴대가 간편하지만

역시 사진기로서의 매력은 없다. ^^*

'다산책방 > 山山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블랑   (0) 2013.09.13
군자산(948m)  (0) 2013.07.22
용문산 계곡  (0) 2013.07.02
가리왕산 하봉   (0) 2013.06.10
소백산 철쭉제  (0) 2013.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