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송추지역이 완전히 변해있었다.
즐비한 음식점들이 사라지고
조용한 산행들머리가 되었다.
커피와 쌍화차 한잔을 마시고 출발을 했다
출발지점까지 시멘트 길을 2킬로 걷고나니 참 지루했다.
사패산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올라가는데
계단길이 계속 이어진다.
돌계단 사이에 통나무를 퍼즐 맞추듯이 딛고서 천천히 올라갔다.
땀이 비질비질
몸이 작년같지 않고 너무 힘들다.
육목교 까지 오르는 길도 헉헉대니 오늘 갈길이 멀기만 하다.
포대능선을 타기전에 목을 축인다.
바나나, 복숭아, 감, 포도
과일만 넘쳐나는데 배가 고프다.
오른팔이 올라갈수 있는 최대치다.
피할수 있다면 피하고만 싶은 오십견의 고통 한가운데 서있다.
손도 저리고 팔도 아프고 깊은 잠도 오지 않는다.
너무나 아파서 우울한 생각만 든다.
중년의 우울증은 마음이 아니라 몸에서 먼저 출발한다.
앉아있어도 누워있어도 서 있어도 팔은 계속 아프기만 하다.
차라리 산을 오르니 잠시나마 고통에서 벗어난다.
소나무 재선충이 할퀴고간 포대능선은 처참하다.
소나무들이 다 죽어서 앙상한 모습이다.
도봉산은 정말 아름다운 산이다.
코로나19 거리두기때문에 신선대에 오르지 않고 바라만 보았다.
자운봉을 신선대에서 봐야 제맛인데 서운하다.
팔이 아파서 Y자계곡도 우회하고 조심조심 산행을 했다.
오봉구간도 역시나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올라갈수 없다가 팬스가 쳐 있었다.
다른이들은 상관하지 않고 오봉을향해 올라가지만
우리는 멀리서 감상을 했다.
조금만 내려가면 오봉 전망대인데 좁은 바위에 앉아
오봉을 잡느라 몇번이나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했다.
핸드폰이 점점 밖으로 나왔는지
일어서서 암릉 구간을 걸을때
밖으로 똑 떨어졌다.
처음 바위에 떨어졌을때
금방 멈출줄 알았는데
주르륵 미끌어 지면서
낭떠러지에 떨어졌다.
잡을수도 있었는데
주저주저하면서 굼뜨게 동작을 했는데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무슨핸드폰을 살까? 요즘 신제품 폴더 Z 을 살까?
한참을 고민하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암릉이 끝나는 구간까지 위태위태하게 내려가서
핸드폰을 찾아왔다.
액정이 깨지고 상처입고
...
반가웠다.
재성씨의 새로운 면을 봤다,
걱정도 되었고 어리석기도했다.
분석도 했다.
여성봉에 도착하고 나니 온 힘이 빠졌다.
하산하면서 한쪽 스틱을 하고 내려왔다.
왼쪽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스틱을 집자니 팔이 아프고 안하자니 무릎이 아팠다.
하산길이 어찌나 길던지
다리가 후들후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