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칼 바람 맞으러 소백산으로 갈 계획이였다.
소백산에는 눈이 없단다.
눈 찾아 설악으로 들어왔다.
세상은 하얗고
검은갈색 뿐이다.
겨울이 수묵화를 그렸다.
11시간 산행을 해야하는 소백산을 갈려고 꾸렸던 배낭이라
유난히 가볍다.
마음도 가벼운데 오랜만에 나와선지 발은 무겁다.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본다.
밤새 내린 포실한 눈이라
아이젠을 차지 않고도 미끌어지지 않는다.
계곡을 돌아 돌아
조심조심 몇번을 건너간다.
양손에 먹을게 있으니 행복이 두배다.
곶감과 부럽고 달콤한 달걀 샌드위치다.
마르지 않는 약수터
물이 졸졸졸 흐른다.
누군가 갖다놓은
일부러 찌그러 뜨린
대접이 복을 짓는다.
" 소원을 말해본다. 혹시..."
허벅지까지 눈이 쌓였다.
그렇게 보이나?
무릎을 꿇었다.
강씨할아버지 집이다.
처음으로 왔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 크다
자연인 1호라고 알려주신다.
황토 초가집에 장작불을 피우고
모락모락 연기가 나는 굴뚝이 보고싶다.
봄에는 연초록 새순으로 아름답고
여름은 푸르르게 아름답고
가을엔 황금빛으로 빛나서 아름답고
겨울에는 얼룩말 처럼 희고 검어서 아름답다.
낙엽송 숲은 늘 아름답다.
아바이마을에서 쏘아 올린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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