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내원 야영장에 도착하니 자정을 30분 남기고 있었다. 2025년 재야의 종소리가 곧 들릴 참이다.
A3 솔막으로 들어가서 짐을 정리하고 곧 바로 잠이 들었다
Happy new year~~~~ 솔막에는 모포나, 담요 그 어느것도 없는 공간만 있었다. 전기 판넬은 조절이 가능해서 뜨끈뜨끈하게 잠을 잤다.
새해 첫 날 성야가 끓여준 떡국을 맛있게 먹었다. 오이소박이와 열무김치는 정말 김치 예술이다.
떡국을 먹다가 일출을 기다리다, 카메라를 가지러 다녀온 사이에 일출을 보았다.
대원사에 차 한대를 두고 화엄사를 향했다.
전에 화대종주때는 한 여름 시커먼 새벽에 시작했는데 밝은 날 시작을 한다. 으랏차차~~~ 새해 첫날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을 함께 가지고 산행을 시작한다. 따뜻한 날씨에 겉옷을 하나 둘씩 벗기 시작했다.
올 한해는 웃을 일이 많기를 기원하면서 산행을 했다. 시원한 약수 한모금이 참 좋았다.
내일부터 혹한이 시작된다는데 지금은 더운 봄 날씨이다.
중재까지 완만한 길을 쉬엄쉬엄 올랐다.
위로 올라 갈 수록 기온이 뚝뚝 떨어졌다. 차가움의 크기가 아래와 다르다.
중재부터 코재까지 오르막이 시작이다. 이 길을 오를때 늘 느끼지만 코재,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경사가 있다는 뜻이라 하여 코재라는데 생각보다 그리 경사도가 심하지 않다.
코재 전망대이다. 왕의 강, 섬진강이 보인다.
재 작년 겨울 왕시루봉에서 봤던 왕의 강이 생각이 난다. 그때는 눈이 참 많이 내렸다.
무넹기 고개를 넘어서 산타는 쌍둥이 같은 성야와 나란히 걷고 있다. 추위에 대비해서 장갑만 내피, 외피등을 합해서 4쌍을 가져왔다. 겨울이라 배낭 무게를 줄이는게 참 어렵다. 9kg정도 무게가 나가니 거의 비박배낭 수준이다.
오르막 길은 항상 숨이 차다.
눈은 언제나 밟을 수 있을까?
노고단에서 마고 할미를 만났다. 마고 선녀가 마고 할미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까? 함께 떠오르는 듬직한 반야가 있다.
노고단 산장에서 첫 날을 보냈다. 이곳은 처음이다. 새로 확장 공사를 했는데 1인 독방으로 구성되어 있어 너무 좋다. 작은 체구라면 두명도 충분히 잘 수 있는 공간이다.
노고단 산장에서 거나한 저녁 식사를 했다. 홀로 종주를 할 때는 단팥빵 한 덩어리로 끼니를 때웠는데 오늘은 진수성찬이다. 햇 콩밥에 제주도 냉이 된장국, 훈제 삼겹살, 파김치, 깻잎, 멸치볶음까지 정말 맛있다. 혼자라면 절대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다. 함께 해서 좋은 순간이라면 넘 먹는데 사심이 많은걸까?
밥을 먹고 노을을 한참 감상했다.
노을이 이집트 태양신 라의 눈 처럼 보인다. ㅎㅎ
추운날 화장실을 다녀오는게 참 힘들다. 덕분의 주홍색 황금빛 마법의 시간을 즐겼다.
노고단 독방에서 잠을 청한다. 참 아늑한 공간이다. 같이 오고 싶은 가족과, 후배 경이 생각이 난다. 처음에는 욕심내지 말고 성중 종주를 해야지 올 여름 지나고 꼭... 함께 오리라.
영롱한 달빛이 라이트를 켜는 중에도 오리온 별은 총총하다. 얼마나 투명하면 황색 별빛까지도 그대로 전해진다. 이 밤 별을 지새느라 밤새 왔다 갔다 할 것 만 같다.
새벽 밥을 먹고서 본격적으로 지리산 능선에 접어 들었다. 아침이라 손이 아리다.
나뭇가지 사이로 환하게 태양이 떠오른다.
촛불처럼 타오르다. 희망아~~~
후다닥 지나치는 돼지령이다.
화대종주 2번째 인증장소다. 추워서 물도 잘 마시지 않았다.
노루목 삼거리에서 만장 일치로 반야봉을 패스했다.
삼도봉을 오르며 한숨을 돌렸다.
토끼봉에 오르니 반야봉이 잘 보였다. 반야봉과 반야중봉이 한 몸처럼 보인다. 아직 상고대가 피어있다.
햇살이 힘을 펴기 전 살아남은 상고대가 조금 있다. 손이 시러워 꽁꽁꽁
햇살은 강렬한데 추위 또한 강렬하다.
산그리메 아름다움이 절정이다. 맑은 겨울 날에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겨울 지리산은 단아해 보인다.
형제봉 바위를 내려 갈 때는 오른쪽으로 걸어가야 사진이 잘 나오는데 번번히 잊어버린다.
이 길 위에도 개선문이 있다. 흔히 알고 있는 표지목 달리 개선문은 중산리에서 천왕봉 가는 길에 있다. 바위가 어떻게 이렇게 갈라졌을까? 참 신비롭다.
지나쳐 온 형제봉이 뒤돌아보니 보인다.
새로 배운 포즈인데 영 어색하다 ㅋㅋ
벽소령에 도착하니 강풍이 분다. 체감 온도가 영하 21도라니 마음도 얼어 붙는다.
저녁은 황태 미역국을 끓였다.
대피소 운영시간과 상관없이 햇반과 가스를 살 수가 있다. 참 편리한 시설이다. 이번에는 배낭 무게가 9kg으로 오히려 비박 배낭보다 무거웠다. 혼자 종주한다면 햇반은 이곳에서 사야겠다. 옆에 전자렌지가 있어서 편리하다.
노고단처럼 단독방은 아니지만 난방을 단독으로 조절 할 수가 있어서 편리하다. 다리도 뻐근한데 1층이 최고다.
오늘은 느긋하게 일어나서 장터목을 향해 간다. 역시나 추운 날이다.
화장실을 가는데 바람이 여전히 쌩쌩 분다. 여명이 아름답다. 어제밤 벽소령 달 빛이 참 아름다웠는데 바람이 세차고 차가워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아침을 먹고 여유있게 출발을 했다.
남해에 윤슬이 퍼진다. 아~~~ 아름다워라 찬란하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아름다운 순우리말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구슬? 가장 기억에 남는 윤슬은 낙타봉에서 바라본 속초 앞바다의 달빛에 반짝이던 윤슬이다.
얼마나 추운지 가져간 옷을 다 입었어도 땀이 안난다. 세찬 바람에 눈이 시립다. 마스크를 끼면 선그라스에 안개가 껴서 힘들다.
쨍하게 추운날 정신없이 걷는 것도 참 좋다. 배낭에 주렁주렁 달린게 참 많다. ㅋㅋ
덕평봉에 절하며 선비샘에서 물 한잔을 마셨다.
저 멀리 촛대봉이 보인다.
천왕봉이 구름에 갇혔다. 이곳에 오면 세석이 한결 앞으로 다가온다.
영신봉에 오르지 못하면서 늘 표지목 앞에서 낙남정맥 인증을 한다. ㅎㅎ
우와~~~ 바로 정면에 촛대봉이 누워있다.
사진을 찍을때 벙어리 장갑을 벗으면 손목고리가 있어서 달랑달랑 거린다. 그런데 발란드레 장갑을 감싼 외피고어텍스 장갑고리는 손목에 걸지 않았다. 이때는 장갑이 두개가 분리 되지 않았는데, 중요한 순간에 장갑을 잊어버렸다.
등로 중간 중간에 베어벨이 달려있다. 쨍하는 소리에 곰이 밥주는 소리인줄 알고 달려오지는 않겠지? 일본 북알프스나, 북해도 대설산을 갈때는 곰을 멀리서 본적이 있어서 정말 두렵다. 하지만 지리산에서는 아직 곰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곰이 있어서 지리산 비박은 두렵다.
음 ~~~~ 드뎌 세석이다. 찬바람에 뺨 많이 맞은 날이다.
세석대피소에서 라면과 어묵을 간단히 끓여 먹고 잠시 한숨을 돌렸다.
어두운 밤에 더듬어 올라가던 촛대봉을 한 낮에 올랐다. 음... 촛대봉은 어스름 달빛에 더 멋지다.
고사목이 신령스럽다.
안개가 빠르게 봉우리를 넘어간다.
지리산 연하선경(煙霞仙景)은 지리산 주능선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세석대피소에서 연하봉까지의 능선길을 말한다. . '연하'(煙霞)는 '연기(煙)와 노을(霞)'을 뜻하며, 구름이 낀 날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하여 '신비롭고 그윽한 경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도 구름이 끼여서 몽환적이다.
연하선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혼자오거나 새벽에 이길을 가곤해서 충분히 찍지를 못했다.
오늘은 완전 한풀이로 실컷 찍었다.
3박4일 여유있는 화대종주지만 그래도 늘 바쁘게 걷는다.
멋진 바위다.
연하봉 꼭대기 바위는 모양이 특이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전혀 다르다. 오늘은 자꾸 기린이나 낙타가 생각난다.
춥지만 사진을 찍느라 잠깐 장갑을 벗었다.
장터목 대피소이다.
오늘도 추위 속에서 잘 걸었다. 강풍과 안개가 밀려온다. 생각보다는 덜 추웠다.
장터목 대피소는 정말 1인이 눕기에 벅차게 좁다. 개인 난방이 아닌데 바닥이 미지근하여 전반적으로 좀 추웠다. 옆에 누운 청년이 어찌나 힘차게 코를 골던지, 부러웠다 ㅎㅎ 긴 밤을 자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보냈다. 20년 더 전에 장터목 산장을 왔을때는 너무 좋아보였는데 지금은 시설이 많이 노화됐다. 내 안목이 높아진것 때문일까?
5시 기상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오니 달이 총총하다.
찬바람도 두렵지 않아~~~ 화장실을 다녀온 후 산장 앞쪽으로 갔다. 달 빛에 빛나는 운해가 장관이다.
천왕봉 일출을 보기위해 일찍 출발을 해야 해서 각자 간편식을 먹었다. 난 오트밀, 단백질파우더, 견과류와 저녁에 남은 숭늉을 넣어서 한그릇 먹었더니 든든하다.
6시15분 정도 장터목에서 출발을 했다. 올라가는 길에 여명이 시작되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여명을 바라봤다.
달빛도 영롱하여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천왕봉을 오르다가도 멋진 풍광을 보면 잠시 멈춰서 사진을 찍었다.
통천문을 지나서 올라오니 반야봉이 구름속에서 살짝 보인다.
이쪽 저쪽 사진을 찍으면서 헐떡이며 대청봉을 올라갔다. 가다가 보니 뭔가 허전했다. 아뿔싸~~~ 장갑 외피가 한쪽이 보이질 않는다. 아~~~ 순간 선택을 해야했다. 한참을 올라왔는데 다시 내려가면서 장갑을 찾아야 하나? 그냥 포기해야하나? 시간을 보니 10분 정도는 여유가 있을 것 같았다. 몸이 먼저 내려가기 시작했다. 마주쳐 올라오던 사람들이 내려가는 날 바라보았다. 한참을 돌고 돌아 내려가니 등로에서 벗어나 사진을 찍었던 곳에 장갑 한짝이 얌전히 놓여있었다. 야호~~~ 내적 갈등이 끝나고 승리 ㅋㅋ 기쁨이 왔다. 다시 천왕봉을 향해 달렸다. 이러다 심장 터질지 모르겠다.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우여곡절 끝에 일출이 시작되기전에 천왕봉 인증 사진을 찍었다. 표지석 주변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AI 힘을 빌려서 조금 지웠다. ㅋㅋ 장갑 외피는 잊어버릴까봐서 배낭 주머니에 깊숙히 넣었다.
천왕봉 인증을 하고 곧바로 내려왔다.
반야봉이 구름속에 숨겨진 하트 모양이다.
일출이 붉은 융단을 깔고 그 위에 달빛이 청아하다. 일출과 달을 함께 바라보았다.
" 새해에는 우리가족 모두 행복을 찾아가길 바랍니다"
팔이 짦아서 셀카를 못찍나? ㅋㅋ 암튼 일출을 놓치기 싫어서 급하게 찍었다.
일출을 바라보며 달과 함께 ~~~
천왕봉이 저기에요
중봉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반야봉, 그리고 운해속의 산 그리메 모든 풍경이 다 선경이다.
구름위의 산책
반야봉이 더욱 멋지다.
아~~~ 정말 멋진 모습에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싸리봉 왔으니 오늘 힘든 오르막은 끝이다 행복 시이작
천왕봉 중봉이 나란히 보인다. 참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다.
양지에 치밭목 산장이 있다.
치밭목 산장에서 화대종주 인증을 했다. 이곳에서 간단한 행동식을 먹었다. 치밭목 산장에서 대원사 까지는 봄날 겨울날, 여름날을 오가며 사뿐히 내려왔다.
흰둥이가 배낭에 먹을것이 있는지 아는지 졸졸 따라와 애처러운 눈빛을 보냈다. 배낭 깊숙이 넣어둔 식빵 두 조각을 주니 허겁지겁 먹는다.
대원사일주문에서 화대종주 마지막 인증을 했다. 무슨 연고에서인지, gps 인증이 안됀다. 두번이나 해보고 다시 대원사 까지 올라가서 인증을 해도 안됀다. 인증이 무슨 대수냐~~~ 블랙야크 종주인증은 실패라고 한다. 시간도 아직 3시간이나 남았는데...
2026년 1월1일~4일 간 화대종주를 마쳤다. 산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특별히 피곤함을 못느꼈다. 1월 5일 월요일 출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몸이 점점 무거워졌다. 아침 운동도 포기하고 거의 목요일까지 몸이 여전히 무거웠다. 4일 산행 했으니 4일 쉬라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