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작은 형제봉

설악을 들어가면 비가 온다.
맑은 설악을 보고 싶지만 운이 따르질 않는다.





비선대는 볼때 마다 옥빛으로 빛난다.


가는비가 계속 조금씩 내린다.

장군봉과 금강굴이 보인다.

귀면암이다.
저길 어떻게 올라가지?

은밀하게~~~

큰형제골로 조용히 스며든다.
늘 가슴이 두근거린다. 콩닥콩닥~~


간단한 점심을 먹고 물 2리터를 배낭에 더하니 비탈길 오르기가 벅찼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황홀하다.

비탐을 하다보니 비탈길 오름길에 위험구간이 꽤 있었다.
하지만 이 전망 좋은 곳을 포기 할수가 없었다.

오늘밤 강풍이 분다고 했지만 전망을 포기 할 수가 없어서 전면이 트인 곳으로 자릴 잡았다

텐트 피칭을 단단히 하고 있다.

저녁부터 비소식이 있어서 타프를 쳤다
바람도 걱정이 된다. 차라리 타프를 걷을까?

텐트 피칭을 마치고 나니 바람이 슬슬 불어오기 시작한다.
내 텐트에서 이곳 까지 올때 납작한 큰 바위 밑에 칠점사 몇마리가 살고 있어서 조심조심 걸었다.
아찔하다.
바람아~~~ 불어라~~~
바람과 함께 조금 울었다.
비와 함께 조금 울었다.
산 위를 돌아다니다 갑자기 불어오는 세찬 바람에 바위 틈에 꼭 붙어서 버티고 있다.
참 슬픈 날이였다.
인정을 해야 하는 날이였다.
어떤 인정? 내가 해야만 했던 인정이 있었다.
그걸 하는 날이였다.
뭔 훗날 이날 무얼 인정했는지 기억날까?

미친듯이 웃기도 울기도 했었다
세달이 지난 후 기록하지만 이 날 느꼈던 기분은 잊을 수 없다.
오온이 공한것을 알고 온갖 고통을 건너느니라~~~
잘 외우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했던 반야심경이 절로 나오는 날이였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강수연 주연이던 바라아제 영화를 다시 볼 생각이 났던 곳이다.
이때 까지만 해도 철없이 내 감정따라 불어대는 바람이 고마웠다.
바람아~~ 더 불어~~~ 더~~~
비가 와서 타프를 치고 밥을 먹었지만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정신을 빼 놓아서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바람을 못이기고 타프가 두동강이 났다.
밤새 새벽까지 바람이 불었다.
바깥에서 펄럭이는 타프 소리가 나를 부르는것 같았다.
이 세찬 바람소리에 잠 못이루면서도 겁은 나지 않았다.
텐트안에서 홀로 평안한 기분이 들었다.
자석으로 바깥과 연결했던 텐트등은 흔들리는 바람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냥 길고 긴 밤이였다.

거의 초속 30m가 넘는 강풍이 밤새 불었다.

시속으로 따지면 100km가 넘는 히말라야 강풍이 불었었다.

풍속에 따른 피해 정도를 보니 아찔하다.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가고 허술한 집은 붕괴가 되는 강풍속에서
산 정상에 텐트를 쳤었다.
안전불감증이 대단하다.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지난 1년간 묵혀두었던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다른 인연들도 정리를 할 것 같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면 좋겠다.

아니온듯 정리하고난 지난밤 잠자리이다.

저 멀리 대청봉이 보인다.
운해는 바람에 다 날라갔는지 아쉽다.


이곳을 휴양지, 놀박지라고 부르는 이 팀이 점점 두려워진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강풍주의보를 무시한 산행을 했음을 알았다.
다치지 않았으니 위험한것도 몰랐었다.
가역성과 비가역성 사이를 오가는 산행을 늘 하고 있었다.
돌이킬수 없는 그 지점을 운에만 맡기고 있었다.
삼세판은 없는거다.
이제라도 알아차리는 중이다.
다행이다.




참 등산이라기도 뭐하고 90% 경사도가 뭔 말인지 몰라서 경사도에 대해 알아본다.

경사도 100%로는 45도 각도이면 또 그다지 심한것 같지 않기도 한 것 같기도 ㅋㅋ

운행지도상으로는 43m 이동했다는데 헷갈린다.

트랭글이 불안정 해서 제대로된 그래프가 나오지 않았다.